중국의 한 회사가 직원을 사직시키기 위해 나흘 동안 암실에 방치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다.
10일(현지시각)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지난 5월 쓰촨성 지방법원은 게임 개발업체 ‘둬이왕뤄'(多益网络)가 퇴직한 직원 A씨에게 38만 위안(약 7200만원)의 보상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법원은 회사 측이 A씨를 암실에 방치한 건 고용주가 근로자에게 적절한 작업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는 근로계약법을 명백히 위반한 것이라며 이같이 판결했다.
이 사건은 이례적으로 해당 직원이 아닌 회사 측에서 직접 법원 판결에 공개적으로 이의를 제기하면서 밝혀졌다.
앞서 지난 2022년 12월, 퇴직을 결심한 A씨는 사내 시스템에 접속이 되지 않고, 출입증을 사용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후 회사 측은 교육에 참여해야 한다는 이유로 A씨를 평소 근무하던 사무실이 아닌 다른 층에 있는 방으로 데려갔다.
그런데 이 방은 전기가 공급되지 않아 조명을 켤 수 없는 암실이었다. 방에는 컴퓨터도 없이 테이블과 의자만 놓여 있었다. A씨는 휴대전화도 압수당했다.
A씨는 퇴근 후 집에 가는 등 나흘간 자유롭게 방을 드나들 순 있었지만, 아무런 업무도 할당받지 못했다. 사실상 감금과 다름없는 생활이었다.
A씨의 아내가 회사의 부당대우를 경찰에 신고한 후 5일째가 돼서야 공식적인 해고 통지가 내려왔다.
회사 측은 A씨가 회사 정책을 위반했기 때문에 해고됐다고 주장했다. A씨가 근무 시간 중 알몸 사진을 보는 등 업무와 관련 없는 웹사이트를 이용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게임 아트 디렉터였던 A씨는 업무를 위해 해당 이미지를 검색했다고 반박했다.
노사 갈등이 격렬해지자 결국 법의 심판대에 섰고, 올해 5월 열린 1심 법원에서는 A씨의 손을 들어줬다.
다만 회사는 판결에 대해 “우리는 경제 발전을 심각하게 저해하고 사실을 왜곡하는 판사들에 의해 자의적으로 집행되는 노동법에 많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공개적으로 반발하고 나섰다.
중국 현지에서는 대체로 법원의 판단을 지지하고 있다.
한 누리꾼은 회사 공식 웨이보 계정에 “노동법보다 자체 정책을 더 우선시하는 회사는 당신들이 유일하다”고 댓글을 남겨 4000개가 넘는 ‘좋아요’를 받았다.
한편 둬이왕뤄가 직장 내 괴롭힘으로 구설에 오른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20년 3월 쉬보 회장은 사내 단체 채팅방에 ‘올해 회사 이윤이 크게 늘었으니,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월급 10%를 삭감할 수 있도록 신철하는 것을 허용한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내 공분을 산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