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가주 해안의 아름다운 명승지로 유명 인사들이 몰려 사는 말리부 산불이 발생해 강풍을 타고 확산되고 있다.
현재 주민들에게 산불 대피령이 내려진 상태이다.
이 곳 산불은 해안가 절경 지역의 명사들의 고급 주택들과 말 농장들, 페퍼다인 대학교 부근까지 바싹 다가와 소방대가 불길과 싸웠지만 강풍에 불은 더욱 더 번져가고 있다.
페퍼다인 대학교에서는 학생들이 뒷산 위에서 산기슭을 타고 내려오는 불길과 짙은 선홍색으로 물든 밤하늘을 지켜보았다.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소방대장 앤서니 마론은 “아직까지 주택이 불탄 것은 최소한의 수 “에 불과하지만 정확한 피해액은 알수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AP통신의 사진기자도 최소 한 채의 대형 저택이 불타고 승용차 한 대도 불길 속에 사라지는 것을 직접 목격했다고 전했다.
9일 밤까지 8100채가 넘는 주택들과 각종 구조물이 불길의 위협 아래 놓였고 그 중 2000채의 주택에는 주민 대피령이 내려졌다.
주민 일부는 말들을 데리고 걸어서 이 곳을 빠져나갔다.
유명한 산타 애나 강풍이 시속 64km로 강해지면서 추가로 6000여채의 주택에 산불 경보와 즉각 대피령이 내려졌고 산불은 점점 더 강해지고 있다고 소방대는 전했다.
페퍼다인 대학교 3학년생인 애비게일 볼하겐은 9일 밤 대학교 도서관에 있다가 정전을 겪었다. 학생들은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대학 당국은 산불이 더욱 악화하면서 기숙사에 있던 학생들까지 도서관으로 대피시켰다.
볼하겐과 룸메이트인 조교 베타니 크론룬드, 두 사람은 연기 속에서 큰 불길이 점점 다가오는 동안 다른 학생들을 도서관으로 이동시키는 것을 도왔다고 말했다.
” 모든 곳에 재가 뒤덮이고 불에 탄 나무 등걸이 사방에 놓여 있는데다 불길까지 거세서 마치 세상의 종말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고 학생들은 말했다.
대학 캠퍼스에는 약 3000명의 학생들이 저마다 대피상태에 있었고 일부는 잠옷을 입은 채 도서관과 바깥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산불이 확산하면서 스포츠 경기장 전체가 환하게 불빛이 비쳐 하늘까지 밝히고 있었다.
SUV차량을 타고 대피하는 학생들이 불덩이가 쏟아져 있는 차로를 지나 달려갔다.
이 대학 대변인 마이클 프리엘은 나중에 최악의 산불이 대학교를 통과하면서 캠퍼스 일부가 불에 탔지만 더 큰 피해는 없었다고 말했다. 대학측은 10일로 예정된 기말 고사와 모든 강의의 계획을 취소 시켰다.
‘프랭클린 산불’로 명명된 이번 산불이 어떻게 발생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하지만 로스앤젤레스 서부 지역의 부자들 1만 명이 거주하는 말리부 일대의 그림 같은 절경과 해안가 절벽, 헐리우드 영화에 자주 나오는 주마 비치 등 이름난 지역에 이 산불이 통과했다.
지역 경찰은 이 곳 의 10평방 킬로미터 지역의 나무와 관목이 불탔고 건축물도 위험에 처했지만 아직 진화가 끝난 곳은 없다고 말했다.
악명 높은 산타 애나 강풍이 11일까지 계속될 것으로 예보되어 있어 이 곳 해안 지역에도 건조한 내륙이 바람이 습기를 머금은 바닷 바람을 밀어내면서 산불이 더 확산될 전망이다.
말리부에 살고 있는 명사들 중 99세의 노배우 딕 반 다이크와 아내 알린 실버도 고양이등 반려 동물들을 데리고 피난했다.
10일 오후까지 계속된 강풍은 지나갔지만 산악지대에서는 11일까지 산불 위험이 남아있을 것이라고 국립기상청은 예보했다.
9일 밤부터 LA카운티의 11000가구를 포함해 캘리포니아 해안지대 주민 4만여가구가 전기가 끊기면서 암흑 속에서 견디고 있다.
캘리포니아 전력회사인 에디슨사는 샌타 애나 강풍으로 전선들이 부딪치면서 스파크가 일어나 산불로 번지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말리부에서는 9일 저녁 6~7시부터 전력 공급이 차단되어 암흑 속에 잠겼다.
말리부에서는 2018년에도 에디슨사의 전력 장비에서 불씨가 번지면서 울시 산불이 휩쓰는 바람에 1600가구의 주택이 소실되고 3명이 목숨을 잃은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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