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계 파괴범으로 잘 알려진 라쿤을 사냥해 그 고기로 만든 소시지가 독일에서 판매되고 있다.
지난달 31일 CNN은 라쿤 고기로 소시지와 미트볼 같은 육류 가공품을 만들어 판매하는 정육점을 소개했다.
해당 정육점은 독일 베를린에서 서쪽으로 90㎞ 가량 떨어진 카데에 사는 미카엘 라이스가 운영하는 곳이다. 그는 “친환경 국제식품박람회에 내놓을 제품을 고민하던 중 라쿤 사냥이 허용되면서 버려지는 라쿤 사체가 많다고 생각했다”고 라쿤 고기로 소시지를 만들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라이스는 지자체에 라쿤을 가공해 식품을 만들 수 있는지 허가를 구했고, 허가를 받은 이후 라쿤 고기로 만든 미트볼인 ‘라쿤 볼’을 생산해 판매했다. 이 미트볼은 박람회와 그의 가게에서 손님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이에 라이스는 온라인 판매를 시작했고, 현재는 살라미를 포함해 총 7가지의 라쿤 육류 가공품을 판매하고 있다.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라쿤 육류 가공품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역해서 못 먹겠다는 사람은 없었다”며 “맛이 다른 고기와 크게 다르지 않다. 다른 고기보다 살짝 더 부드럽다”고 말했다.
한편, 라이스의 라쿤 육류 가공품은 카데 지역을 방문한 사람들에게 색다른 볼거리가 됐으며 동시에 라쿤 개체 수를 조정하는 혁신적인 대응책이 된 것으로 전해졌다.
독일 자연보호연맹(NABU)에 따르면 독일 내 라쿤은 1920년대에 모피 농장을 위해 도입됐다가 1934년에 이르러 야생에 방사되기 시작했다. 라쿤은 뛰어난 적응력을 갖춰 빠르게 번식했고 현재는 독일 내 200만 마리 정도가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독일 환경 당국은 라쿤의 먹이가 되는 파충류와 양서류가 위협받고 있고 생물 다양성을 지켜야 한다는 이유로 라쿤 사냥을 허가했다.
실제로 독일 내 다수의 지역에서 개체 수 관리를 목적으로 하는 라쿤 사냥이 진행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