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른바 ‘성추문 입막음’ 사건 재판에서 2016년 대선 과정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불리한 기사를 돈을 지불하고 막았다는 증언이 나왔다.
23일 뉴욕타임스(NYT)와 CNN 등에 따르면 연예잡지 ‘내셔널 인콰이어리’ 모기업인 아메리칸미디어(AMI)의 데이비드 페커 전 회장은 이날 뉴욕 맨해튼형사법원에서 열린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성추문 입박음 관련 장부 위조 혐의 사건 증인으로 나섰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6년 10월 대선을 앞두고 성인영화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와 성추문 스캔들을 덮기 위해 개인변호사였던 마이클 코언을 통해 13만달러를 건네고 회사 장부에 허위 기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15년 코언 변호사와 페커 전 회장을 만나 대선 출마에 부정적인 정보를 막기 위한 방안을 논의했으며, 이후 정보원에게 주고 기사를 막는 ‘캐치 앤 킬스’ 방식이 이뤄졌다고 보고있다.
페커 전 회장은 대니얼스 사건에는 관여하지 않았으나, 트럼프 타워 도어맨과 ‘플레이보이’ 모델 출신 캐런 맥도걸에게 ‘캐치 앤 킬스’ 방식을 사용하는데 관여한 인물이다.
페커 전 회장은 이날 2015년 코언 변호사 전화를 받은 후 트럼프 타워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만나 “당신의 눈과 귀가 되겠다”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긍정적 기사를 게시하고, 여성과 관련된 불리한 정보를 알려주겠다고 제안한 것이 맞냐고 검찰이 묻자 “그렇다”며 “상호 이익이 되는 일이었다”고 답했다.
실제 그는 트럼프타워 도어맨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혼외자 의혹을 제기한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코언 변호사와 논의했고, 내셔널 인콰이어러 편집장을 통해 3만달러를 입막음 대가로 지불하기로 합의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이러한 사실을 전하자 코언 변호사가 “보스가 매우 기뻐할 것”이라고 답했다며, 보스가 누구인지에 대해서는 “도널드 트럼프일 것이다”고 말했다.
검찰은 페커 전 회장 증언을 통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입막음 과정을 파악하고 있었다는 점을 입증하려는 모습이다.
검찰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사업체를 통해 코언 변호사가 대니얼스에게 지불한 입막음 비용을 보존해줬다고 보고있는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입막음 비용 지불에 관여한 적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코언 변호사에게 지불된 돈은 입막음 관련 비용이 아니라는 것이다.
한편 이날 증인신문에 앞서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사건 관계자들을 향해 공개적인 발언을 해서는 안 된다는 법원 명령(gag order)을 어겼는지에 대한 심리도 이뤄졌다.
검찰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코언 변호사를 공격하는 등 명령을 어겼다며 1000달러의 벌금과 게시글 삭제 등을 청구했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정치적 공격에 대응한 것뿐이라고 반박했다.
심리를 진행한 후안 머천 판사는 이날은 명령 위반 여부에 대한 판단을 내리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