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대 과학자들이 해킹이 불가능한 새 양자 인터넷을 연구중이라고 미 워싱턴포스트(WP)가 9일 보도했다.
WP는 미국과 중국 등 여러 나라가 양자 입자의 불규칙한 움직임을 활용해 새로운 방식으로 정보처리를 하기 위한 경쟁을 하고 있으며 이 기술을 지배하는 나라는 경제와 국가안보면에서 큰 이익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은 최근 반도체법 등을 통해 양자연구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양자 인터넷이 제대로 작동되면 금융거래와 의료 자료 보호, 명의 보호 및 타국의 해커 등을 차단할 수 있게 된다.
아직 양자 인터넷의 실용화까지는 갈 길이 멀지만 일부 은행들과 의료 기관 등이 양자 인터넷 실험에 참여하고 있다. 일부 업체들은 양자 컴퓨터를 활용해 난치병 치료약 개발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
양자 물리학 연구는 20세기초부터 시작됐다. 과학자들이 원자 단위 이하의 미립자들이 동시에 여러 곳에 존재하는 현상을 발견하면서다. 이 발견으로 레이저와 원자 시계 개발이 가능했다. 1를 1차 양자혁명이라고 부른다. 양자의 특성을 활용한 신기술 개발에 집중된 현재의 양자연구는 2차 양자혁명으로 불린다.
시카고대 아르곤국립연구소와 페르미국립가속기연구소는 약 50km 가량 떨어진 두 연구소를 연결한 광통신선으로 광자(빛의 양자)에 암호 키를 실어 보내는 실험을 하고 있다. 양자 입자는 아주 약한 진동이나 온도 변화에도 오작동할 정도로 민감하기 때문에 원거리 송신이 매우 어렵다. 암호 키는 쌍으로 된 광자 여러개로 구성돼 있다.
광자 쌍은 서로 동조화돼 있기 때문에 하나의 광자를 살펴보는 것만으로 광자에 대한 정보를 알 수 있다. 이에 따라 페르미연구소에서 보낸 광자가 아르곤 연구소에 도착했을 때 이를 측정해 암호 키를 풀어낼 수 있게 된다.
이 키를 가로채 해킹하려는 시도는 양자의 물리 법칙에 따라 불가능해진다. 양자를 관측하려는 순간 입자가 변해 암호키도 바뀌기 때문이다. 또 해킹 시도가 있을 경우 양자 발송자와 수신자 모두 시도가 있음을 즉각 알 수 있게 된다.
양자실험은 미국의 다른 많은 연구소에서도 진행중이며 네덜란드, 독일, 스위스, 중국에서도 이뤄지고 있다.
연구자들은 궁극적으로 양자 광통신을 활용한 인터넷망 구축을 시도한다. 이를 통해 암호전송만을 넘어 양자컴퓨터 처리 능력을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