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인트루이스 연방법원이 원격 취업을 통해 미국 기업의 자금을 갈취하고, 북한의 무기 프로그램에 자금을 투입하기 위한 장기 음모에 가담한 혐의로 북한 주민 14명을 기소했다고 BBC가 13일 보도했다.
북한은 이러한 광범위한 계획에 수천명의 북한 IT 근로자들에게 미국 및 다른 국가 사람들의 신분을 도용해 미국 기업에 원격 취업하게 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소장에 따르면 이들 14명과 또다른 북한 노동자들이 6년 동안 북한에 최소 88만 달러(약 12억6000만원)를 벌어들이게 했다.
북한 유엔대표부는 BBC뉴스의 논평 요청에 즉각 응하지 않았다.
검찰은 용의자들이 중국에 본사를 둔 옌볜(延邊) 실버스타와 러시아에 본사를 둔 볼라시스 실버스타 등 북한이 통제하는 두 회사에서 일했다고 밝혔다.
미 법무부는 이들 두 회사는 내부적으로 “IT 전사”라고 불리는 130명의 북한 IT 근로자들을 고용했는데, 기소된 14명도 여기에 속해 있다.
이들은 미국 고용주들에게 매달 1만 달러(약 1433만원)의 급여를 요구하라는 지시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월급 외에도 회사의 귀중한 정보를 훔치고, 고용주가 강탈금을 지불하지 않으면 정보 유출을 위협함으로써 북한 정권을 위한 기금을 마련하기도 했다.
이들은 현재 전신 사기, 돈세탁, 신분 도용 및 기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북한의 ‘IT 전사’들은 발각되지 않기 위해 신분을 도용하는 것 외에도, 미국에 거주하는 사람들에게 미국 고용주가 제공한 노트북을 수령, 설치 및 호스팅하도록 돈을 지불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그런 다음 미국 거주자에게 원격 액세스 소프트웨어를 설치하도록 지시, 실제로 해외에 있을 때 미국에서 일하는 것처럼 보이게 했다.
수사관들은 용의자들이 북한에 있기 때문에 그들이 정의의 심판을 받을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미 국무부는 옌볜과 볼라시스뿐만 아니라 용의자들에 대한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사람에게 최대 500만 달러(약 72억원)의 현상금을 내걸겠다고 발표했다.
미 관리들은 북한 ‘IT 전사’들의 원격 취업 계획의 표적이 된 미국 회사들의 이름은 밝히지 않았다.
세인트루이스 미 연방수사국(FBI)의 애슐리 존슨 요원은 “우리가 확인한 북한의 이러한 원격 취업 노력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며 “북한은 매일 수천명의 IT 근로자들을 훈련시키고 배치해 미국 기업들을 상대로 범죄를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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