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셧다운을 위협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의 요구가 공화당 일부 의원들에 의해 좌절되면서 트럼프 새 정부의 법안 통과 노력이 성공하기 어려울 수 있음이 드러났다고 미 워싱턴포스트(WP)가 20일(현지시각) 보도했다.
WP는 하원에 대한 공화당의 우위가 근소한 때문에 트럼프 임기 4년 동안 어려움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40명 가까운 공화당 의원 하원의원들이 트럼프의 정부 부채 상한 증액 요구가 반영된 예산법안을 부결시켰으며 하원은 트럼프 요구를 배제한 새 예산법안을 채택해 상원으로 송부했다.
트럼프 1기 정부에서 백악관 입법국장을 지낸 마르크 쇼트는 “(트럼프의 요구는) 터무니없는 것이었다. 과도한 예산 지출을 이유로 반대하라면서도 나는 예산을 더 쓸 수 있게 부채 한도를 늘려 달라고 요구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내년 국경 및 세금 관련 정책을 추진하는 것도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달 선거에서 공화당은 의회 선거에서 간신히 승리했다. 또 트럼프가 엘리스 스테파닉 의원을 유엔 대사로, 마이클 월츠 의원을 국가안보보좌관으로 지명하는 등으로 인해 공화당의 하원 우위가 더욱 줄게 됐다.
20일의 사태는 트럼프에 반대하는 공화당 의원들이 트럼프의 정책 집행을 어렵게 만들 수 있음을 보여줬다.
이를 의식한 트럼프가 정부 부채 상한 증액에 반대하는 칩 로이 공화당 의원이 공화당 공천에서 탈락하도록 도전자가 나올 것을 바란다는 글을 소셜 미디어에 올렸다.
그러나 전 공화당 하워의원 피터 킹은 이번에 트럼프의 요구 배제를 주도한 공화당 의원들이 보수성향이 매우 강한 의원들이라면서 트럼프가 하원을 뜻대로 움직이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번 임기 때도 트럼프는 하원의 장벽을 넘지 못해 좌절한 경험이 여러 번이다. 트럼프가 요구한 국경 장벽 설치 예산이 승인되지 못하자 35일 동안 정부가 셧다운됐고 급기야 트럼프가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해 일방적으로 장벽을 설치했던 일이 대표적이다.
2020년 트럼프 임기 마지막에는 공화당 의원들이 코로나 팬데믹 지원 예산 요구를 거부한 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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