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다음달 의회 선거를 앞두고 잇따라 극우 정당을 지지하는 글을 올려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고 AP 통신이 30일 보도했다.
머스크는 29일 ‘벨트암존탁’에 게재한 기고문에서 “독일을 위한 대안(AfD)은 이 나라에 대한 마지막 희망의 불꽃”이라고 썼다.
그는 “극우 정당이 경제적 번영, 문화적 성실성, 기술 혁신이 단순한 소망이 아니라 현실이 되는 미래로 나라를 이끌 수 있다”고 주장했다.
머스크는 앞서 20일 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독일을 구할 수 있는 것은 AfD뿐”이라고 올려 논란을 일으켰다.
올라프 숄츠 총리는 머스크의 주장을 일축하면서도 “의견의 자유는 억만장자에게도 해당된다”고 말했다.
AfD의 알리체 바이델 대표는 머스크에 감사를 표하는 영상을 게시하고 그녀의 정당이 “독일의 유일한 대안이며 마지막 선택지”라고 호응했다.
독일은 올라프 숄츠 총리의 3당 연립 정부가 불신임을 받아 다음달 23일 조기 총선을 앞두고 있다.
AfD는 여론조사에서 높은 지지를 받고 있지만 다른 당들이 극우당과 협력하기를 거부하고 있어 바이델이 총리가 될 가능성은 없다고 AP는 전했다.
머스크는 자신은 독일에 투자하고 있기 때문에 독일 상황에 대해 논평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바이델 대표가 스리랑카 출신의 동성 파트너를 두고 있다는 것을 고려한다면 AfD를 우익 극단주의로 묘사하는 것은 분명히 거짓”이라며 “그게 히틀러처럼 들리는가? 제발!”이라고 썼다.
머스크의 논평은 독일에서 언론 자유에 대한 경계를 둘러싼 논쟁으로 이어졌다. 해당 신문의 의견 편집자 에바 마리에 코겔은 X를 통해 사임을 발표했다.
기독민주당(CDU) 총리 후보인 프리드리히 메르츠는 29일 머스크의 발언이 “(타국 정치에) 침해적이고 오만하다”고 말했다.
사회민주당(SPD)의 자스키아 에스켄 공동 대표는 “외부에서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는 사람, AfD 같은 반민주주의적 인간혐오 정당을 지지하는 세력은 누구든 강력한 저항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달 1일부터 편집장을 맡을 얀 필립 부르가르트는 “머스크의 진단은 정확하지만, AfD만이 독일을 구할 수 있다는 치료법은 치명적으로 틀렸다”고 썼다.
그러면서도 부르가르트는 현 편집장 울프 포스샤르트와 공동 명의로 DPA 통신에 보낸 논평에서 “머스크의 글은 통찰력이 풍부했다. 민주주의와 저널리즘은 표현의 자유에 기반을 두고 있다”고 옹호했다.
이들은 논평에서 “이것은 앞으로도 ‘벨트’의 나침반이 될 것이다. 그러한 토론을 위한 포럼으로 발전시킬 것”이라고 썼다.
한편 머스크는 ‘영국의 트럼프’로 나이절 패라지 영국개혁당 대표와 16일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 리조트에서 만났다.
이튿날 패라지는 X에 머스크와 만난 사진을 올리면서 “영국은 개혁이 필요하다”고 올렸고, 머스크는 “물론”이라고 화답해 머스크가 영국 정치에 어느 정도 개입할 지가 관심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