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소 2년 간 효과가 지속되는 주입식 남성용 피임 물질이 1상 임상 시험을 통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24일(현지 시각)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미국 생명공학 기업 콘트랄린(Contraline)은 콘돔과 정관수술을 대체할 수 있는 정관 주입형 피임 물질 ‘아담(Adam)’을 만들었다.
수용성 하이드로겔인 아담은 정관 내에 주입돼 정자의 이동을 가로막고 정자가 정액과 섞이는 것을 막는다. 1상 임상 시험 결과 2년 동안 정자 배출을 성공적으로 차단했으며 심각한 부작용도 기록되지 않았다고 한다.
또 콘트랄린은 일정 기간이 지나면 체내에서 자연 분해돼 생식능력이 회복되도록 아담을 설계했다면서, 이것이 콘돔이나 정관수술을 대체할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콘트랄린의 케빈 아이젠프라츠 최고경영자(CEO)는 “우리 팀의 목표는 처음부터 2년 간 지속되는 남성 피임법을 개발하는 것이었다”면서 “그 가능성을 보여주는 첫 번째 데이터를 확보했다”고 전했다.
또 임상 시험 참가자 25명의 참여 시작 시점이 모두 달라 앞으로 더 많은 결과가 나올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참가자들은 국소마취 상태에서 약 10분간 아담 주입 시술을 받았다고 한다.
아이젠프라츠 CEO는 이전에도 정관을 차단하는 방식의 남성 피임법들이 있었지만 체내에서 분해되지 않는 물질을 사용했고, 기구가 제거된 후 생식 능력이 회복됐다는 데이터가 거의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는 정관에 흉터를 남겨 영구적 불임을 유발할 수 있었다고도 지적했다.
콘트랄린은 올해 말 호주에서 30~50명을 대상으로 2상 임상시험을 진행할 계획이다.
다만 아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에든버러대의 호르몬 기반 남성 피임 전문가 리처드 앤더슨 교수는 이 피임 기구를 몸에서 제거할 수 있는지가 완전히 입증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워싱턴주립대 존 오틀리 교수는 정관 차단으로 인한 장기적인 영향이 알려지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또 기구의 지속 시간 역시 불확실해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