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뉴욕에서 아시아계 이민자들을 대상으로 한 이민세관단속국(ICE)의 체포 건수가 이전 행정부와 비교해 7배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민단체들은 대규모 추방 목표 달성을 위한 단속 강화가 아시아계 이민자 사회 전반에 공포를 확산시키고 있다고 우려했다.
비영리단체 ‘스톱 AAPI 헤이트(Stop AAPI Hate)’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2025년 1월 20일부터 2026년 3월 10일까지 뉴욕주에서 아시아 국적자를 대상으로 한 ICE 체포 건수는 총 1,425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바이든 행정부의 유사 기간 동안 기록된 205건보다 약 7배 많은 수치다.
보고서는 뉴욕주가 캘리포니아와 텍사스에 이어 전국에서 세 번째로 아시아계 이민자 ICE 체포 건수가 많은 지역이라고 밝혔다.
뉴욕에서 체포된 아시아계 이민자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은 중국 국적자가 차지했다. 전체 체포자의 37%가 중국 국적자였으며, 이어 인도, 방글라데시, 우즈베키스탄, 아프가니스탄 국적자가 뒤를 이었다.
보고서는 더욱 충격적인 사실도 공개했다. ICE에 구금된 아시아계 이민자의 68%가 범죄 전력이 없는 사람들로 나타났으며, 이는 이전 행정부 시기보다 약 9배 높은 수준이다. 또한 아시아계 구금자들은 비아시아계 구금자보다 평균 46일 더 오래 구금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스톱 AAPI 헤이트 공동창립자인 만주샤 쿨카르니는 “트럼프 행정부가 유색인종 이민자를 집중적으로 겨냥하는 추방 정책과 공격적인 수사 방식을 시행하고 있다”며 “대규모 아시아계 인구가 거주하는 지역일수록 그 영향이 크게 나타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연방 의회 아시아태평양계 코커스(CAPAC) 의장인 Grace Meng도 우려를 나타냈다.
멩 의원은 성명을 통해 “이번 보고서는 아시아계와 태평양계 주민들이 트럼프 행정부의 임의적인 추방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단속 대상이 되고 있다는 지역사회의 목소리를 확인해준다”며 “플러싱, 엘름허스트, 우드사이드 등 뉴욕의 아시아계 밀집 지역에서는 복면을 쓴 단속 요원들이 억양이나 외모만을 근거로 주민들을 구금했다는 신고가 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뉴욕 아시아계 커뮤니티에서는 체감하는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플러싱 지역의 중국계 이민자 지원단체 관계자들은 망명 신청자들이 정기 출석 절차를 위해 이민 당국을 방문했다가 체포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계 이민자 지원단체 ‘Information for Chinese Immigrants’의 옌하이 완 대표는 “최근 집주인과 세입자 분쟁이나 연인 간 갈등 과정에서 상대방을 ICE에 신고하는 사례까지 늘고 있다”며 “많은 신규 이민자들이 미국에서 자유와 안전을 기대하고 왔지만, 이제는 자신의 이민 신분 자체가 약점으로 악용되는 상황을 경험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이러한 현상이 뉴욕에만 국한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전국적으로도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아시아 및 태평양계 국가 출신 이민자들에 대한 체포, 구금, 추방 건수가 모두 급증했으며, 전체 집행 규모는 바이든 행정부 시절보다 5~7배 높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김상목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