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민영 항공사 에어캐나다가 뇌성마비를 앓고 있는 승객에게 휠체어를 제공하지 못해 승객이 어쩔 수 없이 몸을 끌고 비행기에서 내리는 일이 일어났다.
30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에 거주하고 있는 로드니 하진스는 뇌성마비를 앓고 있으며 평소 전동휠체어를 사용한다. 그는 지난 8월 결혼기념일을 맞이해 아내 디애나 하진스와 함께 미국 라스베이거스로 가는 비행기에 탑승했다.
디애나 하진스는 비행기가 착륙했을 때 승무원이 비행기가 다시 이륙 준비를 해야 해서 휠체어에 탈 시간이 없다고 말했다고 최근 소셜미디어(SNS) 플랫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
로드니 하진스는 캐나다 통신사 ‘캐나디안 프레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때 승무원에게 ‘당연히 그럴 수 없다. 나는 휠체어를 타야 한다. 걸을 수 없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결국 그는 아내가 다리를 잡아준 상태로 상체 힘을 이용해 12열의 좌석을 넘어 스스로 출구로 가야 했다.
디애나 하진스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이 사건으로 엄청나게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그는 “외면하거나 수치스럽게 쳐다보는 10여 명의 사람들 앞에서, 남편을 비행기에서 내리게 하기 위해 고군분투했다”며 “이 사건으로 남편은 다리를 다쳤고 나는 허리를 다쳤다. 심적으로 훨씬 더 많이 상처받았다”고 밝혔다.
에어캐나다는 로드니 하진스가 부적절한 대우를 받은 것을 인정했다.
이 항공사는 “항공기를 타고 내리는 데에 안전한 이동을 위해 라스베이거스에 있는 별도의 업체가 제공하는 휠체어 지원 전문 서비스를 이용한다”며 “이 심각한 서비스 문제가 어떻게 발생했는지 조사한 후, 라스베이거스의 다른 이동 지원 서비스 협력사를 평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로드니 하진스는 항공사로부터 2000캐나다달러(약 195만원)의 항공권을 제안받았지만, 이 조치가 장애인 승객들을 실망하게 한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다른 사람들이 다시는 이런 경험을 하지 않도록 변화를 주고 싶었을 뿐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