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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태즈메이니아 북서부 아서 강 인근 해변에 150마리가 넘는 흑범고래가 좌초됐다.
19일(현지시각)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태즈메이니아 당국은 이날 오전, 좌초된 157마리의 흑범고래(false killer whale) 중 90마리가 생존했다고 밝혔다.
당국은 이날 두 마리를 바다로 돌려보내려 했으나 실패했고, 결국 동물 복지를 고려해 생존한 90마리에 대한 안락사가 불가피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태즈메이니아 공원·야생동물관리국의 사건 총괄자 셸리 그레이엄은 “동물과 직원들의 안전이 최우선”이라며 “전문가의 수의학적 평가를 바탕으로 안락사가 최선의 선택이라는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부총괄자 크리스 칼리온도 “대형 해양 동물의 안락사는 총기로 이뤄진다”며, “최대한 신속하고 인도적인 방법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사건은 태즈메이니아에서 약 50년 만에 발생한 대규모 흑범고래 좌초 사고다. 해변 접근이 어려운 데다, 강한 조류와 파도가 구조 작업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현재까지 고래들이 좌초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며, 항공 정찰 결과 주변 10km 내 다른 해변에서는 추가 좌초 개체가 발견되지 않았다.
앞서 호주 태즈메이니아에서는 2020년 450마리 이상의 긴지느러미들쇠고래(long-finned pilot whale)가 좌초된 참사가 발생했으며, 2022년에도 일주일 사이 두 차례의 대규모 좌초 사건이 있었다.
한편, 태즈메이니아 환경부는 “모든 고래는 보호종이며, 사체를 포함해 무단으로 손을 대는 것은 불법”이라며 일반인의 접근을 통제하고 있다. 현재 사고 해역 인근 서부 해안에서는 대형 산불도 발생해 주민들의 접근이 더욱 제한된 상태다.
흑범고래는 범고래와 유사한 외형으로 ‘가짜범고래’라는 이름을 갖고 있다. 몸길이는 약 6m, 몸무게는 500kg~3톤에 이른다. 이들은 매우 사교적인 돌고래 종으로, 대규모 무리를 지어 생활하는 특성상 한 마리가 길을 잃으면 집단 좌초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