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극단적 선택으로 세상을 떠난 홍콩 출신 유명 가수 코코 리(리원·48)가 1600억원(10억 홍콩달러)이 넘는 재산을 남편에게 한 푼도 남기지 않고 모친에게 남겼다.
9일 신징바오 등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코코 리는 사망하기 전 유언장에 모든 재산을 86세 모친에게 넘긴다는 뜻을 밝혔다. 지난 30여년간 정상급 가수로 활약해온 코코 리의 재산은 10억 홍콩달러(한화 약 1665억원)로 알려졌다.
2011년 10월 고인은 16살 연상의 캐나다 출신 재벌가 브루스 로코위츠와 8년의 열애 끝에 결혼했으며 슬하에 자녀는 없었다. 이들은 로코위츠의 첫 결혼에서 얻은 딸 2명과 함께 살았다. 하지만 코코 리는 2년 전부터 로코위츠와 별거하며 이혼 절차를 밟고 있었고, 이달 마무리될 예정이었다. 남편 로코위츠의 불륜이 이혼 사유로 전해졌다.
로코위츠 측은 코코 리가 작성한 유언장의 내용이 모두 거짓이라고 주장하면서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또 유언장이 거짓인 점을 증명할 자료도 충분히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유족은 아직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고 현지 매체는 전했다.
코코 리는 지난 2일 자택에서 극단적 선택을 했으며 최근 몇 년간 우울증에 시달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발견 당시 의식 불명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지난 5일 숨졌다. 1975년 홍콩에서 태어난 고인은 어릴적 미국으로 이민을 갔다. 미국에서 초·중·고등학교를 마친뒤 1994년 캘리포니아대 어바인 캠퍼스에 재학 중 홍콩에서 열린 가창대회에서 입상한 것을 계기로 연예계에 데뷔했다.
2000년 영화 ‘와호장룡’의 주제가 ‘월광애인’을 불렀으며 이 곡은 2001년 아카데미 주제가상의 후보에 올라 아카데미 시상식 무대에서 열창하게 된다. 이를 계기로 미국 시장에도 진출해 성공을 거뒀으며, 1998년 디즈니 애니메이션 ‘뮬란’의 주제곡 ‘리플렉션’ 등을 불러 유명세를 탔다. 싱글 앨범 ‘두 유 원트 마이 러브’는 1999년 12월 미국 빌보드 차트 4위에도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