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TSMC의 매출이 인공지능(AI) 칩에 힘입어 오는 2030년 2000억 달러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TSMC가 AI 붐의 수혜를 키우는 가운데, 삼성전자도 범용(레거시) 반도체에서 AI 칩으로 사업 구조를 서둘러 전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23일 미국의 테크 전문지 넥스트플랫폼에 따르면 TSMC는 심각한 경기침체가 없을 경우 2030년 매출 1800억 달러(약 250조원)을 올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는 지난해 연 매출 693억 달러 대비 2.5배 큰 규모다.
특히 AI 사업은 460억 달러(약 64조원)를 기록하며 전체 매출 중 26%를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현재 TSMC의 AI 사업 매출 규모는 45억 달러(6.6%)로 7년새 10배 이상 커지는 셈이다. 이는 인텔 파운드리의 2030년 외부 매출 목표인 150억 달러보다도 3배 이상 많은 수치다.
TSMC의 AI 사업에는 최근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시장 수요가 커지고 있는 AI 추론과 훈련 칩이 포함돼 있다. 이 같이 TSMC는 AI 추론은 물론 훈련 서버용 가속기 칩의 사업 비중까지 높이면서 전체 매출을 끌어올릴 전망이다.
웨이저자 TSMC 회장은 “향후 5년 간 AI 칩이 연평균 50%의 성장률을 보일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이에 삼성전자도 AI 추론 및 훈련 칩 관련 사업을 늘려 파운드리 매출을 끌어올릴 지 주목된다. 삼성전자는 2030년 파운드리 1위를 목표로 TSMC와 격차를 줄이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파운드리 매출은 140억6000만 달러(약 19조원)로 추정돼 현재 TSMC의 5분의1 수준이다. AI를 앞세운 TSMC와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 삼성도 AI 칩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빠르게 재편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미국에 450억 달러를 투자해 테일러시에 공장 2곳을 짓을 예정이다. 이르면 오는 2026년부터 4나노 이하의 첨단 칩을 생산한다.
이에 삼성전자가 미국 공장에서 고부가가치의 AI 칩 생산량을 늘려 파운드리 매출을 얼마나 끌어올리느냐가 관건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레거시 공정의 비중을 줄이는 것보다 첨단 공정 비중을 늘리는 방식으로 파운드리 매출을 높일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은 최근 인텔 파운드리에도 매출이 뒤지면서 매출 향상에 조급해질 수 밖에 없다”며 “첨단 패키징 기술 등의 장점을 얼마나 활용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