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의 신규 아파트 허가 건수가 1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해 주택공급 부족사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LA 지역 통계 전문 사이트 크로스타운 분석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LA 지역에서는 건설 붐이 일었지만 최근 5년 동안 신규 아파트 허가 건수는 45% 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1월 30일까지 LA시에서 승인된 아파트 유닛 수는 3,860건으로, 2019년 같은 기간 동안 허가된 6,148건과 비교해 급격히 줄었다. 이는 LA시 건물안전국 데이터에 따른 것이다.
주택 공급 부족은 홈리스 문제, 주택 비용 상승, 삶의 질 저하, 교통 문제 등 다양한 도시 문제들을 야기할 수 있다.
LA시는 오는 2029년까지 45만 6,643개의 신규 유닛을 추가해야 한다고 추산하지만, 2014년부터 신규 주택 공급은 감소세를 보였고, 2023년 이후 감소 속도는 더 빨라졌다.
크로스타운은 주택 공급 감소의 주요 원인으로 높은 대출 비용, 노동력 부족, 엄격한 용도 제한 등이 꼽히고 있다고 지적했다.
엘 세군도에 위치한 매튜스 부동산 투자 서비스의 나빌 아와다(Nabil Awada) 부국장은 “높은 비용과 허가 및 승인 과정에서 발생하는 지연으로 인해 대부분의 아파트 개발업자들이 프로젝트를 포기하거나 연기했다”고 밝혔다.
최근 몇 년 동안 신축 공사가 전반적으로 감소하는 가운데, 단독 주택이 차지하는 비율은 증가하고 있다.
지난 2014년에는 신규 주택의 18%만이 단독 주택이었지만, 현재는 약 30%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LA시가 가장 비싸고 낮은 밀도의 주택 유형을 주로 건설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아파트 신축 옹호자들은 다세대 주택 프로젝트를 장려해야 수요를 충족하고 저렴한 주택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많은 지역 주민 단체들은 다세대 주택이 주차와 교통 문제를 유발하고, 지역 특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현재 LA시 주거용 토지의 72%가 단독 주택 용도로 지정돼 있으며, LA 도시계획위원회는 다세대 주택 건설 가능지역 확대에 반대했다.
LA시의 주택 부족 문제는 갑작스러운 현상이 아니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은 오래전부터 이어져 왔다. 카렌 배스(Karen Bass) 시장은 취임 직후 저소득층 및 홈리스 주택 프로젝트를 신속하게 승인하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시장실에 따르면, 과거 6개월 이상 걸리던 승인이 현재는 두 달 이내에 이루어진다고 한다.
2023년 발효된 ‘저택세'(Measure ULA)도 주목받고 있다. 이는 5백만 달러 이상의 부동산 거래에 4%의 세금을 부과하며, 1천만 달러 이상의 거래에는 더 높은 세율이 적용된다. 이를 통해 저렴한 주택 건설과 홈리스 문제 해결을 위한 자금을 마련하려는 취지다. 그러나 이 법안은 고급 주택과 다세대 주택을 구별하지 않아 신규 아파트 프로젝트 감소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10년 전 다운타운 LA는 건축안전국에 승인된 아파트 유닛의 약 25%를 차지했지만, 올해는 4%에 불과하다. 팬데믹과 텐트촌 증가로 인해 많은 주민들이 떠났고, 원격 근무 확산으로 다운타운 근무 인구도 감소했다.
이러한 요인들과 높은 금리로 인해 개발업자들은 수백만 달러가 드는 프로젝트를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
부동산 및 경제 연구 기관인 힐가드 애널리틱스(Hilgard Analytics)는 현재의 둔화가 높은 대출 비용과 노동 분쟁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만성적인 주택 부족이 결국 건설 활동 재개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LA의 신규 주택 공급은 지난 10년간 감소세를 보여왔지만, 전국적으로는 2023년 소폭 감소를 제외하면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다.
<김상목 기자>
관련기사 [부동산] 한인타운 8가-하버드 251유닛 주상복합 신축 3년 만에 최종승인
관련기사 한인타운 윌셔가 34층 고층 아파트 예정대로 … 노조 항소기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