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을 다룬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 파트2’가 최근 공개되면서 밤잠을 설치는 시청자들이 많다. 잠을 충분히 자지 못하는 상태가 장기간 지속되면 기존 질병이 악화하거나 면역 기능이 저하될 수 있어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13일 의료계에 따르면 사람마다 적절한 수면 시간에 차이가 있지만 권장 수면 시간은 성인은 7~9시간, 청소년은 8~10시간 정도다. 잠을 제대로 못 자면 신체의 기능에 문제를 일으킬 뿐 아니라 일상생활에도 지장을 가져온다. 만성질환이 있는 경우 혈압이나 혈당 조절이 잘 되지 않고 우울증 발병 위험도 높아진다.
숙면을 취하지 못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수면 장애인 코골이와 수면 무호흡증이 있을 경우 숨이 자꾸 막혀 숨을 쉬기 위해 잠에서 깨게 돼 숙면을 취하지 못하고 계속 피곤한 증상을 호소하게 된다. 하지불안증후군도 수면 장애를 유발한다. 하지불안증후군은 누워 있거나 앉아 있는 등 휴식 중 다리가 근질거리고 초조함이 느껴지고 다리를 움직이고 싶은 충동이 일어나는 질환이다. 침실의 온도 등 주변 환경도 수면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친다.
잠드는 게 힘들거나 자는 도중 자꾸 깨거나, 아침에 너무 일찍 일어나는 불면증 증상이 주 3회 이상, 3개월 이상 지속될 때 불면장애로 진단한다.
숙면을 취하려면 수면습관을 개선해야 한다. 밤에 늦게 잠들더라도 아침 일찍 규칙적으로 일어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유진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매일 부족한 듯 자고, 일정한 시간에 일어나는 것이 좋다”면서 “일어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잠을 더 청하면 불면증이 악화되기 때문에 기상 시간이 되면 누워있지 말고 침대에서 벗어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낮잠을 가급적 피해야 한다. 낮 시간 졸음이 쏟아진다면 10~20분 정도 자고, 최대한 활발하게 생활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카페인, 술, 담배 등 수면에 영향을 미치는 물질도 줄여야 한다. 카페인을 섭취하면 4~12시간 영향을 미쳐 숙면에 방해가 된다. 이 교수는 “모닝커피 1잔 정도는 괜찮지만 점심 이후부터는 커피 등 카페인 음료를 마시지 않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잠들기 2시간 전부터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등 스마트 기기 사용을 자제하는 것도 숙면에 중요하다. 취침 2시간 전부터 뇌에서는 수면 유도 호르몬인 멜라토닌이 분비된다. 빛이 있으면 멜라토닌 분비가 억제돼 수면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잠자리에 들기 전 복식호흡, 요가, 반신욕을 하는 것도 숙면에 도움이 된다.
침실의 온도도 수면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친다. 특히 당뇨병과 말초혈관 장애 환자들은 침실의 온도가 높으면 불면증을 훨썬 더 많이 겪을 수 있다. 당뇨병을 오랜시간 앓거나 말초혈관에 동맥경화증이 진행되면 혈관 확장 기능이 떨어진다. 자더라도 심부체온(몸 속 장기의 온도)이 떨어지지 않아 잠자는 도중 자주 깨게 된다.
우리 몸은 잠들기 1~2시간 전부터 체온이 조금씩 떨어지면서 수면 모드에 들어간다. 침실 온도를 적절히 낮춰 놓으면 체온이 쉽게 떨어지게 되고, 멜라토닌 분비가 촉진되면서 잠들기 더 쉬워진다.
신원철 강동경희대병원 수면센터 신경과 교수는 “침실의 온도 변화에 따라 잠이 쉽게 들기도 하고, 반대로 잠들기 어렵거나 자주 깨기도 한다”면서 “잠들기 전 15~20도를 유지하는 것이 최적의 수면 온도”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