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문의 청결이 아닌 지구의 환경을 위해 비데를 써야 한다는 전문가의 주장이 나왔다.
4일 워싱턴포스트(WP)는 ‘당신은 비데가 필요한 이유는 당신 생각과 다릅니다’라는 제목의 기후위기 전문가 마이클 코렌의 기고문을 실었다.
기고문에서 코렌은 유럽에서 비데는 출시 초기 기이한 물건으로 여겨졌다고 언급했다. 대변을 본 뒤 항문의 청결과 위생을 위해 개발된 비데지만, 낮은 세면대와 비슷하게 생겨 사람들이 많이 사용하지 않았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유럽 시장에서 비데 매출이 10배 넘게 폭증해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대다수의 미국인들은 비데보다 ‘화장지’를 선호한다.
미국인은 또한 세계에서 가장 많이 휴지를 사용하는 국민이다. 특히 미국인은 한 해 평균 화장지 24롤을 사용한다. 이는 유럽 사람들보다 3배 더 많은 수치이다.
모든 미국인들이 용변을 본 뒤 화장지 말고 비데를 사용한다면, 매년 수백만 그루의 나무를 살릴 수 있는 것이다.
그는 이어 비데의 역사에 대해 설명했다. 코렌은 “비데는 1600년대 프랑스에서 발명된 것으로 추정되지만, 오히려 일본 등 동양권에서 비데문화를 더 많이 수용했다”며 “일본 가정 5곳 중 4곳은 비데를 소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1980년대 일본 기업 토토는 변기 자체에 ‘비데’를 통합한 형태의 비데를 처음으로 출시했다. 이 형태의 비데가 현재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미국에서 비데가 유행하지 못한 이유에 대해 그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프랑스에서 비데를 처음 본 미군들이 이를 ‘성관계 용’으로 착각했고 이는 비데에 관한 미국 내 부정적인 인식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비데를 사용해야 하는 세 가지 이유로 환경·절약·위생을 들었다.
코렌은 “비데를 사용함으로써 화장지 사용을 줄일 수 있고, 캐나다 아한대 삼림의 나무들을 지킬 수 있다”면서 “이 삼림은 30년 동안 배출된 화석 연료 양과 같은 탄소를 흡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절약의 이유로 그는 일반적인 미국인은 연간 화장지에 최소 30달러(약 4만원)를 지출하지만, 이를 모두 물로 바꾼다면 4인가족 기준 연간 120달러(약 15만원)를 아낄 수 있다고 했다.
위생과 관련해서 미국 뉴욕시 항문외과의사 에반 골드스틴은 “화장지나 물티슈로 헹구는 것은 비데를 사용하는 것만큼 깨끗해질 수 없다”며 “위생적인 관점에서 비데는 대장균과 요도를 통한 감염 등 질병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