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사자의 생명 유지 장치를 제거하자 두뇌 활동이 급격히 늘어난 2건의 사례를 밝힌 연구 결과가 있다고 미 의회 전문지 더 힐(THE HILL)이 1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더 힐은 미 과학 아카데미에 이 같은 내용을 발표한 지모 보리진 미시간대 교수의 보고서를 인용, 이들 사례가 임사 체험(臨死體驗)의 증거가 될 수 있으며 사망 과정이 단순하지 않음을 보여주는 희귀한 예라고 지적했다.
보리진 교수팀은 생명유지 장치를 제거한 뇌사자 4명 중 2명의 두뇌 활동이 죽음에 임박해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을 발견했다. 특히 의식적 사고를 담당하는 뇌파인 감마파가 급증했다.
한 환자의 경우 감마파가 300배 이상 증가하는 등 정상적인 의식 활동보다 더 많은 감마파가 발생했다.
전통적으로 죽음은 두뇌와 심장 활동 등 생명 활동이 갑작스럽게 멈추는 것으로만 이해돼 왔다.
특히 교통사고나 추락, 심장 발작 등으로 건강한 사람이 급사하는 경우에 어떤 일이 벌어지는 지는 거의 밝혀져 있지 않다.
현재 사망은 의료진이 사망을 선언하는 경우 유효하게 되는데 의료진들은 환자의 주관적 정신 상태에 대해선 아무런 정보도 없이 뇌파와 심장 박동 중단을 근거로 사망 판정을 내린다.
오래도록 무의식 상태에 빠진 환자의 경우 생명 유지 장치를 끄면 산소 부족으로 사망하게 된다.
이번 연구 결과는 사망의 과정이 훨씬 복잡하며 쉽게 파악하기 힘든 과정이 진행되는 것임을 시사한다.
보리진 교수는 “무의식”이 작동하다가 죽음이 임박해 긴급하게 작동하는 것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잠을 자거나 수면 무호흡에 빠진 사람을 깨어날 때와 비슷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보리진 박사는 “뇌는 신체 내 산소 농도에 극도로 민감하게 반응한다. 산소 수치가 조금만 떨어져도 인지해 산소 공급을 유지하려 작동한다”면서 이 점은 뇌가 수동적이라는 가설과 배치됨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그는 “심장이 멈췄는데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뇌는 미칠 수밖에 없다. 실제로 그런 일이 벌어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보리진 박사는 이어 “뇌가 생존을 위한 필수 활동, 즉 소생에 집중하느라 다른 모든 것을 중단한다”고 추정했다.
보리진 박사는 2008년 죽음에 임박한 쥐에서 사고와 감각에 관련된 세로토닌 분비량이 급증하는 것을 발견했다. 세로토닌은 뇌의 작동에 필수적인 신경전달물질로 부족하면 정신 질환이 발생한다. 당시 보리진 박사는 쥐가 환각을 경험하는 것으로 추정했으나 이후 죽음과 관련된 사건임을 파악했다.
기존에 뇌는 심장이 멈춰 진행되는 사망에서 수동적으로 멈추는 것으로만 인식돼 왔다. 보리진 박사는 그러나 임사자의 뇌 활동이 급증하는 것을 볼 때 이 같은 추정이 잘못이라고 판단했다. 2013년 심장 발작으로 죽어가는 쥐의 뇌에서 감마파가 급증하는 사실을 발표했다. 보리진 박사는 당시 “일부 임사자들이 수술실에서 오간 대화를 기억하는 이유일 수 있다”고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