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듀! 베이징’
17일 간 지구촌을 하나로 묶었던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이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올림픽의 상징 오륜기는 이제 밀라노·코르티나로 향한다.
베이징 동계올림픽 폐회식이 20일 밤 9시(한국시간) 중국 베이징 국립경기장에서 진행됐다.
총연출은 개회식과 마찬가지로 중국의 거장 장이머우 감독이 맡았다.
폐회식은 거대한 눈꽃송이 성화대가 공중에 떠 있는 장면으로 시작됐다. 경쾌한 음악과 함께 아이들이 모습을 드러내 눈꽃 랜턴을 활용해 눈꽃송이 성화대와 조화를 이뤘다.
중국 국기와 함께 국가가 연주되면서 폐회식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렸다.
각국의 국기와 함께 선수들이 퍼레이드를 시작하고, 전 세계에서 온 선수들은 마지막 축제를 즐겼다. 한국 선수단은 기수를 맡은 스피드스케이팅 차민규를 포함해 총 36명(임원 21명 선수 15명)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이후 베이징동계올림픽을 빛낸 선수들의 열정적인 순간들을 모은 영상이 대형 화면을 통해 전달되면서 분위기를 달궜다. 성공 개최의 숨은 공로자인 자원봉사자들도 소개됐다.
폐회식 중간에는 4년 전 평창 때와 마찬가지로 크로스컨트리 남자 50㎞ 매스스타트와 여자 30㎞ 매스스타트 시상식도 진행됐다.
하계올림픽의 마라톤과 비견되는 해당 종목의 입상 선수들은 전 세계인 앞에서 메달을 받는 영예를 누렸다.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의 알렉산더 볼슈노프가 우승한 남자부 시상식 때는 러시아 국가가 아닌 차이코프스키 피아노 협주곡의 일부가 흘러나왔다. 러시아는 국가 주도 도핑 적발로 올림픽 등 국제대회에서 국호와 국기, 국가를 사용할 수 없다.
이별의 아쉬움은 버드나무로 달랬다. 중국에서는 버드나무가 이별을 상징하는 징표다. 참가자들은 모두 버드나무 가지를 손에 들고 베이징에서의 추억을 뒤로 했다.
이별과 함께 빛의 색깔이 봄을 상징하는 녹색으로 바뀌었다. 겨울이 봄으로 넘어가면서 전염병이 사라지는 것을 표현했다.
올림픽 기는 2026년 차기 대회 개최 도시인 밀라노와 코르티나 시장들에게 이양됐다. 두 시장은 올림픽기를 힘차게 흔들며 4년 뒤를 기약했다.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은 “올림픽 기간 중 여러분이 보여준 뛰어난 경기력에 감탄했다. 모두 최고의 성적을 달성하기 위해 노력했다. 경쟁한 선수가 최고 기록을 낼 수 있도록 진심으로 응원하는 모습에 큰 감동을 받았다”고 돌아봤다.
이어 바흐 위원장은 “여러분은 서로를 존중했고 서로에게 버팀목이 됐다. 분쟁으로 나뉜 국가라 할지라도 이런 사실에는 변함이 없었다”면서 “겉모습, 출신 국가, 신념의 대상은 중요하지 않았다. 모두 평등했다. 올림픽이 지니는 이런 결집력은 우리를 분열하려는 힘보다 강하다. 전 세계 정치 지도자들이 여러분이 보여준 연대와 평화 정신에서 귀감을 얻길 바란다”고 보탰다.
100분 가량 진행된 폐회식은 그동안 베이징과 지구촌을 환하게 밝혔던 역대 가장 작은 성화의 소화로 막을 내렸다.
이번 대회는 코로나 세계적 대유행 속 사상 초유의 폐쇄루프 시스템 속에서 운영됐다. 올림픽 관련자들은 중국 땅에 발을 디디는 순간부터 고국으로 돌아갈 때까지 ‘버블’ 안에서만 이동할 수 있었다.
덕분에 우려했던 코로나의 대확산 없이 안전하게 대회가 마무리 됐다. 바흐 위원장은 “이 곳이 지구촌에서 가장 안전한 곳”이라면서 폐쇄루프 시스템에 큰 만족감을 표했다.
사건 사고도 적지 않았다. 쇼트트랙 오심 논란, 스키점프에서 나온 무더기 실격 등 운영면에서 비난을 면치 못했다. 바이애슬론은 영하 20도(체감온도 30도)의 날씨에 레이스를 펼쳐 선수들에게 원성을 샀다. 피겨 스케이팅 약물 스캔들은 올림픽의 위상에 커다란 흠집이 남겼다.
동계스포츠 강국 노르웨이(금메달 16개·은메달 8개·동메달 13개)가 종합 1위를 차지한 가운데 개최국 중국(금메달 9개·은메달 4개·동메달 2개)은 3위, 한국(금메달 2개·은메달 5개· 동메달 2개)은 14위로 대회를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