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이 요르단과의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준결승전에서 패배하며 64년 만의 우승에 실패했다.
역대 최고로 평가받는 팀을 보유하고도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87위인 요르단에 사상 첫 패배를 당한 클린스만 감독에게 비난이 따른다.
클린스만호는 6일 카타르 알라이얀의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요르단과의 준결승전에서 0-2로 패배했다.
이로써 지난 1960년 제2회 대회 우승 이후 64년 만의 정상을 노렸던 한국은 결승전에도 오르지 못하고 짐을 쌌다.
요르단전 패배 요인은 전술, 전략의 세밀함 부족을 꼽을 수 있다.
한국은 지난달 20일 조별리그 E조 2차전에서 요르단을 만나 2-2 무승부를 거둔 바 있다. 이미 한 차례 붙었던 상대와 같은 대회에서 또 만나면 그만큼 더 많은 준비를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클린스만호는 그렇지 않았다. 상대가 잘하는 점을 막는 것은커녕, 한국이 제대로 수행할 수 있는 부분도 그라운드에서 펼쳐내지 못했다.
감독의 역량 차이가 결정적이었다. 김민재(바이에른 뮌헨)가 경고 누적으로 결장했다는 핑계를 대기 부끄러울 정도로 경기력은 좋지 않았다.
클린스만 감독은 조별리그에서 펼쳤던 전략을 이날 경기에도 그대로 들고나왔다.
손흥민(토트넘),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황희찬(울버햄튼), 황인범(즈베즈다) 등 수준 높은 유럽파들의 개개인 능력에만 의존했다. 팬들은 ‘해줘 축구’라고 클린스만 감독 축구를 설명했다.
오히려 조별리그에 이어 16강 사우디아라비아전, 8강 호주전과 큰 차이가 없는 선발 명단을 꾸려 선수들은 지칠 대로 지친 상황이었다.
설상가상 16강, 8강 모두 연장 접전을 펼쳐 주축 자원들의 컨디션은 온전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전략은 이전과 같았다. 유럽파들을 혹사시킨 수준이었다. 설영우(울산 HD) 등 다른 주전들도 반복된 기용으로 경기에 제대로 집중하지 못했다.
하지만 축구는 팀 스포츠다. 선수 개인의 실력이 뛰어나도 유기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못하면 능력은 반감될 수밖에 없다. 체력적 부담이 있는 경우에는 더욱 조직적인 움직임을 가져가기 어렵다.
요르단은 이 부분을 공략했다. 한국 공격진이 가져갈 수 있는 패턴을 분석해 이미 공략했고, 한국의 수비라인이 흔들린다는 점을 고려해 포백과 수비형 미드필더 사이를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그 결과 두 골을 넣으며 한국에 충격패를 안겼다. 사상 첫 한국에 승리를 거둔 요르단이었다.
후세인 아모타 요르단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을 통해 “한국은 쉬운 상대가 아니지만 특정 영역에서 압박한 게 잘 먹혔다. 클린스만 감독은 좋은 지도자고 그와 한국 선수들을 존중하지만, 우리가 더 효과적이었다”고 밝힌 것처럼 한국은 요르단보다 준비가 부족했다.
그 책임은 전적으로 ‘무색무취’의 전략과 전술을 들고나온 클린스만 감독에게 있다. 클린스만 감독은 자신있게 우승을 입밖으로 꺼냈지만, 무엇하나 이루지 못한 채 빈손으로 카타르를 떠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