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준결승에서 탈락한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이 대표팀을 분석하겠다는 약속과 달리, 곧장 자택이 있는 미국으로 출국해 논란이 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KFA) 관계자는 12일(한국시간) ‘뉴시스’를 통해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 10일 저녁 미국으로 떠났다”며 “귀국 날짜는 미정”이라고 밝혔다.
클린스만호는 지난 11일 카타르의 2연패로 막을 내린 아시안컵 준결승에서 탈락했다.
7일 치른 요르단과의 경기에서 0-2로 패배했다.
한국은 이번 대회를 통해 1960년 제2회 대회 우승 이후 64년 만의 정상을 노렸으나,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87위인 요르단에 사상 첫 패배를 당하며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
클린스만 감독의 무색무취 전략, 전술이 주된 탈락 요인으로 꼽혔다.
손흥민(토트넘),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등 세계적인 선수들을 보유했으나, 이들의 개인 능력에만 의존하는 전술을 택해 세밀함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따랐다.
또 적재적소의 로테이션이나 선수 교체 없이, 특정 선수만 오랜 시간 기용해 체력적 과부하도 탈락 원인으로 평가됐다.
다소 허무하게 아시안컵 여정을 마쳤지만, 클린스만 감독은 담담했다. 요르단과의 준결승전 패배 이후 “한국으로 돌아가서 대회를 세밀하게 분석하고 더 보완해야 한다. 어쨌든 다음을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요한 건 이번 대회를 잘 분석해서 앞으로 더 잘 준비하는 게 현재로선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또 8일 진행한 귀국 기자회견에서는 “다음 주쯤 출국할 예정이다. 지금 월드컵 2차 예선이 코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에 긴 시간 자리를 비울 수는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오는 3월 예정된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에 집중하겠다며, 사퇴 대신 한국 대표팀 감독직을 이어가겠다고 시사했다.
하지만 클린스만 감독은 자신이 한 말을 지키지 않았다. 다음 주가 아닌 귀국 이틀 만인 10일 오후 자택이 있는 미국으로 출국했다.
대회를 세밀하게 분석하고 더 보완하겠다는 말도 수행할지 미지수다.
KFA는 설 연휴가 끝난 이후 전력강화위원회를 개최해 클린스만호의 아시안컵을 되돌아볼 예정이지만, 클린스만 감독은 설 연휴가 채 끝나기도 전에 미국으로 떠났다.
비대면으로 전력강화위원회에 참가할 가능성도 있으나, 이 역시 확정된 사안이 아니다.
혹 비대면으로 참가해도 직접 참석하는 것보다 세부 사항들을 확인하기 어려워, 얼마나 신중하고 진정성 있게 대표팀 운영 전반을 검토할지는 의문부호가 따른다.
클린스만 감독의 무책임한 행보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첫 승을 거뒀던 지난해 9월 사우디아라비아전(1-0 승) 전까지 5경기 동안 이기지 못했다. 부임 후 6경기 만에 첫 승을 거둬 1992년 전임 감독제 도입 이후 첫 승전보가 가장 느린 감독이란 오명을 썼다.
당시 부진한 성적에도 개인 방송 활동을 하고 자주 한국을 떠나 있는 등 외유·태업 논란으로 시끄러웠다. 클린스만 감독은 이번 아시안컵 탈락 이후에도 온전히 대표팀에만 집중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편 대표팀은 3월 A매치 기간에 재소집된다. 태국과의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3, 4차전을 앞두고 내달 18일 다시 모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