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공개된 ‘뇌 지도’ 중 가장 섬세하고 광범위한 지도가 공개됐다. 이 지도를 통해 뇌 관련 질환을 이해하고 치료하는 데 중요한 초석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12일 영국의 과학 저널 네이처에 따르면 학술 저널 ‘사이언스’, ‘사이언스 어드밴시스’, ‘사이언스 중개의학’은 지금까지 공개된 것 중 가장 정밀한 인간 뇌세포 아틀라스(지도)에 관한 논문 21편을 특집으로 구성해 공개했다.
발표된 21편의 논문 중 2편의 저자인 캘리포니아대학교의 신경과학자 토마스 노와코프스키는 “한 세기 이상 지속되어 온 꿈”이라며 “이것은 우주의 지도를 만드는 것과 같다”라고 말했다.
이 연구는 전 세계 45개 기관 258명의 과학자로 구성된 미국 국립보건원의 ‘뇌 연구 혁신 신경기술 이니셔티브-세포 센서스 네트워크(BICCN)’ 연구팀이 약 5억 달러(약 6700억 원)의 연방 기금과 10년에 걸쳐 진행했다. 인간, 비인간 영장류 및 생쥐의 뇌세포 유형을 분석해 잘 알려지지 않은 뇌 질환의 세포 메커니즘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한 연구이다.
연구팀은 뇌가 기존에 알려진 것 보다 약 10배 많은 3313의 세포 유형으로 구성돼 있음을 밝혔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는 지금까지 나온 뇌 지도 중 가장 정밀해 인간의 뇌를 더욱 자세하게 이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어떤 유형의 세포가 정신질환을 일으키는지 분석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호주 멜버른의 플로리 신경과학 및 정신건강 연구소의 앤서니 한난은 “매우 중요한 연구”라며 “이전에는 자기공명영상(MRI)과 같은 기술을 사용해 인간의 뇌를 분석했지만, 이번 연구는 단일 세포 수준에서 분자간의 복잡한 상호 작용을 보여주는 첫 번째 지도”라고 말했다.
연구에 참여한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의 분자생물학자 빙 렌의 연구팀은 세 명의 기증자로부터 얻은 100만 개 이상의 뇌세포를 분석했다. 그 결과 특정 뇌세포 유형과 양극성 장애, 우울증, 조현병 등 신경정신질환 사이의 연관성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더 많은 뇌 조직 샘플을 분석해 인간의 뇌가 인구와 연령대에 따라 어떻게 달라질 수 있는지 밝혀낼 계획이다. 렌은 “다음 단계는 뇌의 모든 부위에서 더 많은 세포의 염기서열을 분석하는 것”이라며 “이번 연구 결과는 시작에 불과하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