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9일 우주 망원경에 고에너지 입자 폭풍이 지구를 향하는 것이 포착됐다. 190억 광년 떨어진 초신성이 폭발하면서 발생한 감마선 폭풍이었다. 이 사건을 추적해온 과학자들에 따르면 지구에 닥친 모든 감마선 폭풍 가운데 가장 강력했다.
1년이 지나 과학자들이 이 광자 폭풍이 지구 대기권 상층부의 오존 분자 등 이온층에 변화를 일으켰음을 발견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4일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에 실린 보고서를 인용해 보도했다.
로마 국립천문연구소의 피에트로 우베르티니 박사는 “오존층이 일부 사라졌었다. 일시적으로 파괴된 것”이라고 했다. 그는 “오존층에 몇 분 동안 구멍이 뚫렸으나 다시 메워져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며 초신성 폭발이 지구에서 가까운 곳에서 발생했다면 큰 재앙이 됐을 것이라고 했다.
이 사건은 태양계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발생한 폭발도 지구 대기층에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입증한 것이다.
오존층은 고도 16㎞~40㎞ 사이의 성층권에서 얇은 막으로 존재한다. 오존층은 피부 화상, 피부암, 작물 피해를 유발하는 태양 자외선을 대부분 흡수한다.
우리 은하계에서 감마선 폭발이 발생할 경우 성층권 오존층이 몇 년 동안 사라지면서 지구상 생물이 멸종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오존은 고도 60~500㎞의 전리층에도 농도가 높은 상태로 존재한다. 이 오존층의 자외선 차단효과는 크지 않다.
우베르티니 박사 등 연구진은 지진 발생 때 발생하는 대기층의 변화를 추적하는 중국 지진-전자기 위성의 자료를 연구해 전리층의 오존 변화 움직임을 밝혀냈다.
연구진은 전리층 상층부의 전자장 변화와 유럽우주국 국제 감마선 천체물리학 연구소가 측정한 감마선 폭풍과 연관관계를 추적했다.
연구자들은 감마선이 대기권 상층부 오존과 질소 분자를 이온화해 전자장이 60배로 강해졌음을 파악했다. 오존이 이온화하면 자외선을 흡수하지 못하게 된다.
기존에 감마선 폭풍에 의한 오존층 파괴가 고도 350㎞의 전리층 하층부까지만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으나 연구진들은 처음으로 전리층 오존층 전체에 구멍이 뚫인 사실을 처음 밝혀냈다.
아주 먼 곳의 우주 현상이 대기층에 이번처럼 큰 변화를 초래하는 일은 매우 드물다.
우베르티니 박사는 감마선 폭풍이 100만 배 강할 경우 오존층 파괴가 몇 달까지 지속될 수 있다면서 그런 일은 1만 년에 한 번쯤 일어난다고 밝혔다. 특히 초신성 폭발로 일어나는 감마선 폭풍이 지구를 향해 정확히 날아오는 경우에만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다행히 오존 분자에서 분리된 전자가 다시 오존 분자와 결합하게 되면서 오존층이 복구돼 태양의 자외선으로부터 지구 생명체를 다시 보호할 수 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