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이 6일 민주당과의 추가경기부양안 협상 중단을 선언했다.
전날 월터 리드 병원에 퇴원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공화당과 백악관 협상 관계자들에게 협상 중단을 지시했다고 밝히고, 협상은 대선 이후로 연기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열심히 일하는 미국인과 중소기업에 초점을 맞춘 주요 경기부양법안을 내가 재선에 성공한 이후에 통과시킬 것”이라며 “협상을 중단하고 대선 이후로 연기할 것을 지시했다”고 말했다.
이에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백악관이 완전히 혼란에 빠져 있다”며 분노를 감추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전격적인 이날 결정은 지난 4일 펠로시 의장이 NBC방송 ‘페이스 더 네이션’과의 인터뷰에서 “경기부양 기금 규모 3조 달러 이상을 기반으로 한 법안에 대해 트럼프 행정부와 협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고 밝힌 데 따른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이날 오전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한 비즈니스 콘퍼런스에서 ”미국이 추가 경기부양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회복세가 약해져 가계와 기업에 불필요한 어려움이 초래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경기부양 협상 중단으로 미국인들이 기대하고 있었던 1,200달러 2차 현금지원과 많은 실업자들이 고대하던 연방 실업보조금 연장도 결국 무산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전격적인 협상 결렬 발표로 미국 증시는 다시 하락세로 반전했다. 전날 미 증시는 트럼프 대통령의 퇴원에 따른 기대감으로 상승세로 마감했었다.
민주당의원들도 거세게 반발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미치 매코넬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에서 경기부양 협상을 중단하고 에이미 코니 배럿 대법관 지명자에 대한 인준절차에 전력을 기울일 것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반발이 거셌다.
최근 여론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들은 팬데믹 사태 대처와 그에 따른 경기부양 조치가 최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고, 고 루스 배더 긴즈버그 대법관의 자리를 채우는 것이 11월 3일 이후에 처리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를 차지했다.
민주당 오마르 의원은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트럼프는 대법원 자리를 훔치기 위해 실업자들을 굶주리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펠로시 의장과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지난 한 주 동안 경기부양안 협상을 지속해 양측의 격차를 상당 부분 좁히는데 성공해 협상 타결 기대감이 높았다.
하원에서 관련법안을 이미 통과시킨 민주당은 2조 2천억 달러를 지출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므누신 장관은 약 1조 6천억 달러 규모의 수정제안을 한 바 있다.
<김치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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