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이 7시간만에 말을 바꿨다. 6일 경기부양법안 협상을 중단할 것을 지시해 파장을 일으켰던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중단 지시 7시간 만에 다시 경기부양법안을 의회가 통과시키면 즉시 서명할 것이라며 대통령 선거 전에 미국인들이 1,200달러 경기부양수표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2차 1,200달러 경기부양수표는 자신이 재선에 성공한 이후 지급되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대선 전 경기부양안 협상 타결을 추진해온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을 전격 중단시키고 몇 시간 뒤에 다시 여야 합의를 촉구하는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7일 NBC방송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6일 밤 10시 18분 의회가 즉시 항공산업 지원을 위해 250억 달러를 승인해야 한다고 촉구하는 트윗을 올렸다.
이어 미국인들에게 1,200달러씩 경기부양 수표를 지급하는 방안을 거론하면서 “나는 지금 (의회를 통과한 법안에) 서명할 준비가 됐다. 듣고 있나, 낸시?”라는 트윗도 올렸다. 펠로시 하원의장을 겨냥한 것이다.
7시간 전 트윗을 통해 민주당과의 경기부양안 협상 중단을 전격 지시했다고 밝힌 것과는 전혀 다른 언급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은 펠로시 의장과 므누신 장관의 경기부양 패키지법안 대신 각각의 지원안을 개별법안으로 통과시키면 이를 서명하겠다는 뜻으로 항공산업 등 특정분야의 지원법안을 별개로 의회가 통과시킬 것을 촉구한 것이다.
즉, 경기부양 패키지 법안 협상을 중단하고 개별 경기부양법안을 통과시키라는 의미였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도 7일 오전 자신의 발언은 패키지 협상을 중단하라는 의미였다고 첨언하기도 했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도 7일 오전 펠로시 의장에게 항공산업 지원안을 별도로 타결시킬 가능성에 대해 타진해왔다고 펠로시 의장 대변인이 트위터로 밝혔다.
하지만 펠로시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는 것은 1,200달러 수표에 자신의 이름을 올리는 것일 뿐”이라며 “우리는 우리의 영웅들을 존중하고, 바이러스를 격퇴해야하며, 미국인들의 주머니에 지원금을 넣어주는 것이다”고 사실상 거부 의사를 분명히했다.
수시간만에 자신의 발언을 손바닥 뒤집듯 번복한 트럼프 대통령의 오락가락 행보에 대해 전형적인 트럼프식 협상 스타일이라는 지적도 있지만 일각에서는 코로나 치료 과정에서 복용한 스테로이드 부작용일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결과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경기부양 패키지법안 대신 개별 지원안을 통과시킬 것을 촉구함에 따라 대선 전에 추가경기부양안이 의회를 통과할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현재 미국의 경제상황은 추가 부양책 없이는 붕괴할 위기에 놓여 있는 것으로 진단하고 있어 추가 경기부양안이 절실한 상황이다. <김치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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