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인 업체에서 일하는 한인 직원들이 들썩이고 있다.
최근 미국 노동자들이 임금이 20년만에 최대 상승 폭을 기록한 정도로 급격하게 인상되고, 구인난이 심화되면서 꿈쩍않는 한인 업체들의 저임금에 시달리던 한인들이 임금 등 대우가 훨씬 나은 미국 업체들로 이직하려는 움직임이 뚜렷이 나타나고 있는 것.
특히 영주권 등 신분 문제가 해결된 한인들이 과감한 결단을 내리고 있다.
또, 이직을 고민 중이거나, 적성에 맞지 않고 있는 일을 하고 있는 근로자들이 또 다른 인생 설계를 위해 과감하게 현재 다니는 직장을 그만 둘 수 있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최근 나타나고 있는 미국 업체들의 시간 당 임금 인상이다.
현재 캘리포니아의 법정 최저임금은 시간당 14달러, LA는 시간당 15달러를 지급하고 있다.
하지만 코스코가 시간당 최저임금을 17달러로 인상했고, 스타벅스도 최대 23달러로 인상할 예정이다. 연말 쇼핑시즌을 맞아 소매업체 타겟 등도 시간 당 임금을 17달러로 모두 올리겠다며 기업들이 줄줄이 임금인상을 발표하고 있다.
타운내 한인 운영 사무실에 근무하는 저스틴 박씨는 “가능성이 없을 것으로 생각하고 타겟에 지원했는데 당장 다음 주 부터 나올 수 있냐고 합격통보를 해왔다”고 말하고, 지금 회사에 2주 노티스를 줘야 해서 2주 뒤 출근하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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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씨는 주저하면서 이야기를 이어갔다.
“사무실에서 받는 임금이 $2,500 인데 가끔 시간 외 근무를 해도 1,2시간은 이야기하기도 뭐하고, 점심시간도 최근 따로 갖기도 애매해 사무실에서 대충 떼우면 점심시간 2~30분 뒤에는 계속되는 업무의 연장”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지금 사무실에서 일주일에 40시간 이상을 일하는데 월급이 적다고 생각해 이직을 준비하고, 따로 이직을 준비할 생각이었다”라고 말하고, “시간당 17달러씩을 받고 주 30시간씩 일하면 나름 일단 경제적인 문제는 최소한으로 해결하고, 개인적인 시간도 많이 생길 것 같아 다른 일을 찾는데에도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여기저기서 시간당 임금이 계속 오르고 있다는 뉴스를 접하고 있는데 월급을 받는 사람들은 인상 없이 꾸준히 일만하고 있는게 답답했다”고 이직 이유 중 하나를 덧붙이기도 했다.
이어 “같은 대학 동기들과 출발 연봉선이 1천달러 이상 차이가 난 다는 사실을 깨닫고 즉각 이직을 고민하기 시작했다”고 말하고 “사회를 너무 모르고 한인 회사에 취직한 것은 나의 실수”라고 덧붙였다.
이어 “한인 업체들이 구인 광고에는 대졸자를 뽑고 좋은 대우라고 해놓고, 최저임금으로 월급을 주는 것은 회사도 문제인 것 같다”고 말하고 “최근 다른 회사에 다니는 대학 동기들은 월급이 오를 것이라고 얘기하는 데 1년 넘게 그대로인 월급도 불만이었다”고 밝혔다.
한인 스몰비즈니스를 하는 업주들도 답답한 마음이다.
한인 물류업을 하는 업주 박씨는 “사무실 비용과 부수적인 비용이 너무 많이 올랐다. 보너스는 커녕 직원들 월급 보전해 주기도 벅찬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직원들이 들썩이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나간다는 직원에게 월급 인상 카드를 제시해 붙잡기도 애매하다”고 말했다. 이어 “한 직원을 올려주면 다른 직원들도 당연히 올려줘야 하지 않느냐”라고 반문하고 “일이 익숙한 직원들이 나가는것은 아쉽지만, 회사 운영상 어쩔 수 없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스몰 비즈니스를 운영하거나 영세 자영업자들은 갈 수록 구인난이 심각해 지고 있고 양측의 말에 다 일리가 있다. 누구의 잘못일까?
박씨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이러다가 한인 사업체에는 비자가 필요하거나, 영주권이 필요한 사람이 아니면 입사하지 않을 겁니다”
<박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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