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전국에서 독감이 15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하며 전국적으로 확산하고 있어 팬데믹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연방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이번 독감 시즌은 2009년 신종플루 유행 이후 가장 심각한 상황이며, 독감으로 인한 주간 사망자가 코로나19 사망자 수를 처음으로 넘어섰다.
CDC의 최신 주간 독감 감시 보고서에 따르면 1월 25일 마감 주간 기준으로 미국 내 전체 사망자의 1.7%가 독감으로 인해 사망했으며, 이는 같은 기간 코로나19로 인한 사망률(1.5%)보다 높은 수치다. 독감으로 인한 입원율도 코로나19보다 3배 이상 높아진 것으로 확인됐다.
CDC의 부분적인 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2월 1일 마감 주간에는 독감 사망률이 2%까지 상승한 것으로 추정되며, 코로나19 사망률(1.5%)을 계속 초과하고 있다. 독감으로 인한 사망률이 코로나19 사망률을 앞지른 것은 팬데믹 이후 처음이다.
22개 주에서 독감 사망률, 코로나19 사망률 초과
2025년 독감 시즌이 본격화되면서 22개 주에서 독감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코로나19 사망자 수를 초과했다.
특히 캘리포니아, 하와이, 워싱턴, 오리건, 와이오밍에서는 독감으로 인한 주간 사망률이 코로나19의 두 배 이상에 달했다.
CDC는 “독감과 코로나19의 사망률을 주 단위로 분석해 유행 상황을 조기에 감지하고 있다”며, “독감 사망률이 계속 증가하고 있어 경계를 늦출 수 없다”고 밝혔다.
CDC의 추정에 따르면 올 시즌 독감으로 인한 사망자는 최소 1만3천 명에서 최대 6만5천 명으로 추산된다. 이는 지난 독감 시즌의 사망자 수를 이미 넘어선 수준이다. 같은 기간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는 1만8천 명에서 3만1천 명으로, 독감 사망자보다 적었다.
33개 주와 워싱턴DC, ‘매우 높은’ 독감 활동 수준
CDC는 이번 독감 시즌 들어 33개 주와 워싱턴DC에서 독감 활동 수준이 ‘매우 높음’ 단계에 도달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2009년 신종플루 대유행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독감 입원율 역시 폭증하고 있으며, 현재 미국 내 병원들은 독감 환자로 인해 상당한 부담을 겪고 있다. 반면, 이번 겨울 코로나19 유행은 이전보다 확산세가 크지 않은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겨울 코로나19 감염률이 비교적 낮은 이유로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의 등장 부재 ▲노년층의 높은 백신 접종률을 꼽고 있다. 반면, 독감은 백신 접종률이 저조한 가운데 유행이 확산되면서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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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감 예방접종률 하락…어린이 접종률 45% 미만
CDC는 이번 독감 시즌 동안 어린이 독감 백신 접종률이 6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2020년 같은 시기에는 58%의 어린이가 독감 예방접종을 받았으나, 올해는 45% 미만으로 감소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지속적으로 백신 접종률이 하락하는 추세를 반영한 것이다.
CDC 대변인 폴 프린스는 “아직 독감 예방접종을 하지 않은 사람들은 즉시 접종해야 한다”며 “현재 미국 전역에서 독감 활동이 계속 증가하고 있어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CDC는 독감 유행의 심각성이 여러 요인에 의해 결정된다고 분석했다. 유행 중인 독감 바이러스 유형, 이전 감염 및 백신 접종을 통한 면역 수준 등이 독감 확산과 치명률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미국 내 독감 사망자 증가…고위험군 주의 필요
CDC는 독감 증상으로 발열 또는 오한, 기침, 목 통증, 콧물 또는 코막힘, 근육통, 두통, 피로, 구토 및 설사(어린이에게 더 흔함) 등을 제시하며, 고위험군(노인, 기저질환자, 어린이)은 독감 합병증 위험이 높아 예방접종과 조기 치료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미국 내 독감 사망률이 높아지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병원의 시신 보관 공간 부족 현상까지 발생하고 있다. 특히 노년층의 독감 입원율은 지난 10년 평균보다 4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올겨울 독감 사망자는 팬데믹 이후 최고치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며 “독감 예방접종과 개인 위생 관리를 철저히 할 것”을 권고했다.
<김상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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