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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주 변호사 시험이 심각한 기술적 문제로 상당수 응시자들이 시험을 치를 수 없었던 것으로 밝혀져 파장이 일고 있다.
26일 캘리포니아 변호사 협회(The State Bar of California, 이하 캘바)는 지난 25일 실시된 2월 변호사 시험 첫날에 심각한 기술적 문제가 발생해 정상적으로 시험을 치르지 못한 응시자들이 많았다며 이들에게 재시험 기회를 제공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캘바측은 이날 성명을 통해 “이번 시험이 너무 많은 응시자들에게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았다”며 “이는 용납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협회는 이날 발생한 문제로 영향을 받은 응시자 수를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틀 동안 진행되는 캘리포니아 변호사 시험은 2월 25일(일)과 26일(월) 일정으로 예정되어 있었다.
캘바측은 첫째 날 시험을 정상적으로 마친 응시자들의 성적은 유효하며, 둘째날 시험 역시 정상적으로 진행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기술적 문제로 인해 시험을 치를 수 없었던 응시자들에게는 3월 3일과 4일 재시험 기회가 주어진다.
특히 이번 시험은 기존의 전국 변호사 시험(National Bar Exam) 구성 요소 없이 캘리포니아주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새로운 시험으로, 원격과 대면 방식이 혼합된 하이브리드 형태로 처음 시행되었다.
하지만 첫날부터 시스템 문제로 많은 응시자들이 큰 어려움을 겪었다.
첫날 시험에 어려움을 겪은 응시자들은 절망과 좌절감을 호소했고 일부 응시자는 30번 이상 로그인 시도했으나 실패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 응시자는 인터넷 연결과 노트북을 세 차례 교체했지만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결국 화요일 밤까지 시험을 치를 수 있을 지조차 불확실한 상태였다.
그는 “변호사가 되기 위해 수십만 달러를 투자했다. 이제는 그 결실을 맺을 때가 되었어야 하는데, 너무 멀게만 느껴진다. 다시 이 시험을 치를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캘바는 지난해 8월, 새로운 시험을 도입하며 응시자들에게 원격 또는 대면 시험 옵션을 제공했다. 이 시험은 시험 장소를 대여하는 비용을 절감해 연간 약 380만 달러 절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었으나, 시험 운영 과정에서 비용 초과 문제가 발생했다.
시험 운영을 맡은 Meazure Learning의 플랫폼은 시험 전부터 응시자들 사이에서 기술적 문제와 모순된 정보 제공으로 논란이 되었다. 응시자들은 플랫폼 사용과 관련해 혼란스러운 안내를 받았으며, 시험 당일에는 시스템 오류로 인해 다수의 응시자들이 시험을 시작조차 할 수 없었다.
대면 시험에서도 혼란이 야기됐다. 샌프란시스코에서 대면 시험을 치른 한 응시자는 “시험장은 혼란 그 자체였다”고 전했다. 그는 “약 1,500명이 응시한 대면 시험장에서 시험 감독관들의 방해, 컴퓨터 오류, 인터넷 연결 문제 등이 발생했다”며, “각 응시자가 서로 다른 시간에 시험을 시작하고 마치는 등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시험이 제대로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진행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캘리포니아 변호사 협회는 25일 밤 8시 응시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시험 소프트웨어의 ‘복사 및 붙여넣기(copy & paste) 기능 오류’를 인정하며, 일부 응시자들이 연결이 끊겨 시험을 완료하지 못한 문제가 있었음을 시인했다.
이에 따라, 기술적 문제로 시험을 치르지 못한 응시자들을 위해 3월 3~4일 재시험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김상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