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패스트패션 시장을 주도하기도 했던 포에버 21(Forever 21)이 사실상 사업 종료 수순을 밟고 있다.
포에버 21은 지난주 캘리포니아주에 제출한 공지를 통해 본사를 포함한 여러 매장을 폐쇄한다고 밝혔다. 폐쇄 예정 매장은 오렌지, 리버사이드, 온타리오, 랜초 쿠카몽가, 몽클레어, 산타 아나, 레이크우드, 세리토스 등 캘리포니아 전역에 걸쳐 있으며, 이에 따라 수백 명의 직원이 일자리를 잃게 된다.
또한 350명 이상의 직원이 근무하는 로스앤젤레스(LA) 본사도 문을 닫을 예정이다.
포에버 21의 운영사인 카탈리스트 브랜드(Catalyst Brands)는 “운영 전반에 걸쳐 비용을 절감하고 매장 공간을 최적화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동시에 전략적 옵션을 지속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경영 정상화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비즈니스 매체들은 지난달 포에버 21이 두 번째 파산 신청을 준비하고 있으며, 잠재적 인수자를 찾기 시작했다고 보도했었다.
현재까지 적격 구매자를 찾지 못할 경우, 남아 있는 350개 매장 전체가 폐쇄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포에버 21은 한때 한인 기업의 성공 신화를 대표하는 브랜드였다. 1984년, 장도원·장진숙 부부가 LA에서 작은 의류 매장으로 시작한 이 브랜드는 빠른 트렌드 반영과 합리적인 가격 전략으로 급성장했다.
전성기 시절, 포에버 21은 전 세계 최소 800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하며 글로벌 패션 업계를 주도했다. 한인 창업자들이 세운 기업으로서 미국 내 한인 사회에서도 큰 주목을 받았으며, 장도원 대표는 ‘성공한 한인 사업가’로 불렸다.
포에버 21을 인수한 새 운영사는 브랜드를 살리기 위해 여러 시도를 했지만, 경쟁 심화와 지속적인 매출 감소를 극복하지 못했다. 결국 운영을 담당했던 모회사 캐털리스트 브랜드(Catalyst Brands)는 본사 폐쇄와 대규모 감원을 결정했다.
캐털리스트는 스파크 그룹(Sparc Group)과 J.C. 페니(J.C. Penney)의 합작 벤처로, 포에버 21뿐만 아니라 Aéropostale, Brooks Brothers, Eddie Bauer, Nautica, Lucky Brand 등의 운영을 맡고 있다.
그러나 어센틱 브랜드 그룹 CEO 제이미 설터(Jamie Salter)는 지난해 포에버 21 인수를 두고 “내가 저지른 가장 큰 실수”라고 말할 정도로 브랜드 회생이 어려운 상태였다.
새 운영사도 브랜드 회생에 실패했고, 결국 대규모 구조조정과 본사 폐쇄로 이어지게 된 셈이다.
1984년 작은 가게에서 시작해 글로벌 패션 기업으로 성장했던 포에버 21의 몰락은 한인 경제계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박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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