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보 3월 4일자 보도 포에버21 결국 역사 속으로, 대규모 해고 및 본사폐쇄 발표 한 때 한인 최대 패션 기업)
17일 포에버 21은 성명을 통해 “미래를 위한 모든 가능성을 검토했지만 지속 가능한 경영 방안을 찾지 못했다”며 “미국 사업을 5월까지 단계적으로 모두 철수하는 절차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포에버 21은 이미 지난 2월부터 1차 폐점 대상으로 선정된 실적 저조 236개 매장에서 정리 세일을 진행해왔다. 이 매장들은 오는 3월 30일 주간에 모두 폐점할 예정이다.
이후 남은 118개 매장도 5월 1일 이전에 모두 문을 닫는다는 계획이다.
회사 측은 고객들이 4월 15일 까지 기프트 카드를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포에버 21은 한때 전 세계적으로 800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하며 연매출 40억 달러, 직원 4만 3천 명을 고용한 글로벌 브랜드였다.
그러나 2019년 첫 번째 파산 신청 이후 매장 수는 500개로 감소했다.
이번 파산 절차에서 적절한 인수자를 찾지 못할 경우, 현재 남아 있는 미국 내 354개 매장도 완전히 폐쇄될 예정이다.
캘리포니아는 미국 내에서 포에버 21 매장이 가장 많은 지역으로, 2024년 1월 기준 67개 매장이 운영되고 있었다.
미국 사업은 청산 절차를 밟고 있지만, 해외 매장과 국제 전자 상거래 사업은 이번 파산 신청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즉, 해외 시장에서는 정상 운영이 계속될 전망이다.
포에버 21의 법원 제출 서류에 따르면, 회사는 현재 약 16억 달러의 부채를 지고 있으며, 3월 16일 기준 자산 가치는 1억~5억 달러 사이로 평가되고 있다.
포에버 21은 1984년 LA 다운타운 자바 시장에서 ‘패션 21(Fashion 21)’이라는 이름으로 한인 장도원씨 부부가 900평방피트 규모의 작은 매장에서 시작한 업체다.
1980~1990년대에 걸쳐 미국 전역으로 빠르게 확장하며 글로벌 패스트패션 브랜드로 성장했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급격한 인플레이션과 온라인 시장 변화로 인해 경쟁력이 약화됐다. 회사 측은 특히 중국 온라인 패스트패션 브랜드인 셰인과 테무와의 경쟁에서 큰 타격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셰인과 테무는 ‘디 미니미스 예외 조항(de minimis exemption)’을 활용해 800달러 이하의 상품을 미국으로 들여올 때 수입세와 관세를 면제받을 수 있다.
반면, 미국 내 소매업체들은 이러한 혜택을 받을 수 없어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는 상황이다.
포에버 21의 브래드 셀(Brad Sell)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해외 패스트패션 브랜드들이 가격과 마진에서 경쟁력을 확보한 반면, 우리는 이를 따라잡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셀 CFO는 성명을 통해 “포에버 21을 사랑해 준 고객들과 오랜 기간 함께해 온 직원들에게 깊은 감사를 전한다”며 “수십 년간 패션 리더로 자리할 수 있도록 도와준 파트너들과 고객들에게도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포에버 21의 철수는 미국 패스트패션 시장의 변화와 글로벌 브랜드 간의 치열한 경쟁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분석된다.
<김상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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