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타운 시니어센터의 봄 학기 수업이 한창이다. 이곳 시니어센터의 교실은 매일이 활기차고, 웃음 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노래 수업도, 스마트폰 수업도, 어르신들의 하루를 반짝이게 해주는 소중한 시간들이다.
무엇보다 이번 학기가 반가운 건 음악 교실이 다시 재개됐다는 거다. 지난 2년 넘게 선생님이 없어 멈췄던 수업이, 이번 학기부터 새로 오신 에스더 김 교수님 덕분에 다시 열렸다. 노래, 피아노, 이론까지 두루 잘 아시는 분이라고 한다.
두 번째 수업이 열린 지난 9일 낮12시, 모인 인원만 85명. 소프라노와 알토로 나뉘어 합창이 시작되자 강당이 떠나갈 듯 노랫소리가 퍼졌다.
그 가운데 한 분, 82살 박옥분 할머니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47개 수업 중에 이 음악교실 하나만 와요. 몸이 좀 안 좋아도 이 시간 만큼은 절대 놓치고 싶지 않아요.”
손이 떨려도, 목소리는 떨리지 않는다. 큰소리로 따라 부르며 누구보다 열심히 수업에 참여한다.
“여기 오면 맘껏 노래를 부를 수 있어 참 좋아요.”
오전엔 또 다른 장면이 펼쳐졌다.
스마트폰 중급반 수업이 열린 오전 9시, 총 61명이 참석한 가운데 교실 한쪽엔 노부부 한 쌍이 나란히 앉아 있었다.
서툴지만 진지한 손길로 화면을 넘기고, 가끔은 서로를 보며 웃는다. 어깨가 살짝 부딪히고, 손가락 끝이 망설임 없이 움직이는 모습에서 조용한 감동이 느껴진다.
서로에게 가르쳐 주고, 같이 헷갈려하며 다시 배우는 그 장면은 작은 교실 안의 따뜻한 풍경이었다.
노래도 배우고, 스마트폰도 배우고, 무엇보다 함께 배우는 즐거움.
한인타운 시니어센터의 교실은 그렇게 매일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으로 채워지고 있다.
<김상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