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차별 항의 시위에 참가 중인 남성 2명에게 총을 쏴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백인 10대 청소년에게 무죄평결이 내려지나 미 전역에서 이에 반발하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20일 위스컨신 법원에 열린 배심원 평결에 배심원단은 2명을 총격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백인 10대 청소년 카일 리튼하우스(Kyle Rittenhouse)에 대해 무죄를 평결했다.
배심원단은 지난 2020년 8월 25일 위스컨신 키노샤에서 벌어진 인종차별 항의 시위에서 시위대에게 총을 쏴 2명을 숨지게 하는 등 살인 2건, 살인 미수 1건, 위협 2건 등으로 혐의로 기소된 18세 리튼하우스의 모든 혐의를 무죄로 평결했다.
배심원단의 평결이 내려지자 리튼하우스는 흐느끼며 바닥에 쓰러지더니 손을 떨면서 다시 의자에 앉았다. 그의 어머니도 울었다.
평결이 공개되는 순간 법원 밖에는 그의 처벌을 요구하는 수십명의 시위대가 모였고, 그의 무죄석방을 요구하는 지지자들은 플래카드를 든 채 환호했다.
리튼하우스의 총격으로 36세 조셉 로센바움과 26세 앤소니 허버가 숨졌고, 게이지 그로스크로이츠는 팔에 부상을 당했다.
리튼하우스는 자신의 총격이 방어를 위한 것이었다고 주장해왔다.
이날 평결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평결로 나를 포함해 많은 미국인들이 분노와 걱정을 하게 만들겠지만 우리는 배심원단의 결정을 인정해야 한다”고 미국인들에게 자제해줄 것을 총구했다.
이날 평결에 대해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미국인들을 분노하게 만들었지만 총기소유권리 지지자들은 평결을 환호했다.
연방 의회 흑인의원 코커스는 이날 성명에서 “우리 사법 시스템이 무장한 자경단원을 석방하는 것을 허용하는 것은 비양심적이며 정의가 아니다”는 입장을 밝혔다.
흑인 민권 운동가들은 리튼하우스가 흑인이었다는 훨씬 더 가혹한 결정이 나왔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리튼하우스의 총격으로 숨진 두 사람은 모두 백인이었다.
리튼하우스의 변호인은 “시위 당시 리튼하우스가 반복적으로 공격을 받았고 목숨을 위협하는 사람들에 맞서 자기방어를 위해 총을 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검찰은 리튼하우스가 AR-15 돌격소총으로 무장한 상태였으며 자신의 총격으로 사망한 시위대 2명에 대해 일말의 양심의 가책을 가지지 않은 무모한 자경단원”이라고 지적했다.
위스콘신 다니엘 아담스 형사법 전문 변호사는 “오늘 평결은 매우 극적이지만 놀라운 결론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날 평결 후 뉴욕 브루클린과 시카고, 오하이오 컬럼버스 등에서는 수백명의 거리로 뛰쳐나와 항의시의를 벌였으며 일부 시위대는 “자본주의 법정에는 정의가 없다”, “지옥같은 시스템이 유죄”, “살인마 소년을 감옥으로 보내라”등을 구호를 외치거나 팻말을 들고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박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