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전역을 강타한 역대급 북극 한파로 수은주가 최저 30도를 넘나드는 가운데 남부 텍사스주와 플로리다주까지 꽁꽁 얼어붙었지만, 앞으로 며칠 후면 이번 추위가 누그러질 것이라는 예보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전국의 1월 중 한파 사망자가 89명을 기록한 가운데 테네시주 멤피스 시에서는 사방에서 일어난 수도관 파열로 수압이 내려가고 단수된 지역이 속출하고 있다. 약 70만명의 주민들이 단수로 고통을 겪고 있다.
이 때문에 수도관이 파열된 곳을 찾아 내 수리하기 위해 작업반들이 24시간 연속해서 일을 계속하고 있다고 시 당국이 기자회견에서 밝혔다.
멤피스 가스 전기 수도 회사 CEO 더그 맥가원 회장도 21일 기자들에게 현재 단수 지역 피해주민이 약 70만명이지만 직원들의 복구 작업이 진행되고 있어 앞으로 24시간 내에 수돗물 공급이 재개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금 처럼 순조롭게 긍정적인 작업 상황이 계속된다면 24일까지는 우리가 수돗물 샘플을 채취할 수 있을 만큼 전역의 수압이 정상화 될 것”이라고 그는 낙관했다. 그렇게 되면 25일에는 온수 공급도 이뤄질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주민들에게 동파 방지를 위한 수도꼭지 틀어놓기를 당분간 중단해서 수압이 정상화 될 수 있게 도와달라고 당부했다.
멤피스 전기 수도 가스회사는 21일 오후에 10곳의 가장 큰 누수파이프를 수리했으며 앞으로 땅이 녹는 대로 추가로 여러 곳을 수리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이전에도 41개의 누수 수도관을 수리하고 4000여 곳의 새는 곳을 찾아내 수리한 경험이 있다.
멤피스의 로즈 칼리지에서는 20일 기숙사 학생들을 귀가 시키거나 집에 갈 수 없는 학생들을 호텔로 이동시켰다. 이 대학은 22일과 23일 화상으로 수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학교측은 수돗물 단수와 그에 따르는 위험 때문에 등교를 중단시켰다고 밝혔다.
@masairaqi1
이 학교 정치학과 3년생인 샘 로스는 식수를 직접 끓여 먹어야 하는 호텔에 있기 싫어서 아예 내쉬빌의 집까지 운전을 해 돌아간다고 기자 들에게 말했다. 기숙사 모든 층마다 화장실 물을 사용할 수 없고 샤워도 할 수 없어서 학생들이 퇴거했다고 그는 전했다.
멤피스 시내의 식당과 술집도 21일엔 고객들에게 병에 든 생수를 내놓거나 어떤 곳은 아예 문을 닫았고 일부는 몇가지 간편 메뉴만을 제공했다.
테네시주에서 이같은 물난리를 겪는 곳은 멤피스 뿐이 아니다. 테네시주 비상대책본부에 따르면 20일 밤부터 28개 수도국에서 난방수 공급 중단을 통보했다. 메이슨 지역 소방대는 주민들에게 아예 여러 날에 걸쳐서 단수가 이어질 것으로 경보를 발령했다.
이 처럼 수도관 동파가 이어지는 것은 노후 수도관들을 오랜 세월 방치하다가 이번 극단적 한파로 터져나온 것이라고 이 곳 시장은 WMC-TV인터뷰에서 밝혔다.
이 곳에서는 닷새 째 단수가 계속되면서 1300명의 주민들이 소방대에서 배급하는 생수 병에 의존하고 있다. 하지만 하루에 한 가구당 한 병 만으로는 부족해서 온가족이 눈을 퍼다가 녹여서 화장실에 사용하고 있다고 이곳 주민 크리스티나 레이는 말했다.
요리는 고사하고 빨래와 설겆이, 화장실 용수 등 모든게 부족한 상황에서 주민들이 고통을 겪고 있다.
테네시주에서만 최근 추위로 25명이 숨졌고 1월 14일 이후로 미시시피주에서도 1주일간 10명이 악천후로 사망하는 등 극한 한파의 피해가 늘어나고 있다.
지난주 미네소타주 북동부 지역은 기온이 영하 35.6℃까지 떨어졌다. 노스다코타주 일부 지역 체감온도는 영하 56℃를 기록했다.
서부 오리건주에서는 눈보라가 강타해 4만5000명 이상이 정전을 경험해야 했다. 펜실베이니아·캘리포니아·뉴멕시코·인디애나주에서도 정전 사례가 보고됐다.
미국 국립기상청(NWS)은 북극과 캐나다에서 내려온 한랭 전선이 한파의 원인이라고 발표했다. 앞서 NWS는 약 1억1000만 명이 한파 경보 또는 주의보를 받았으며 기록적인 최저 기온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캔사스, 오클라호마, 뉴욕주 일부에서도 21일 밤까지 얼음비와 진눈깨비, 강풍이 계속되면서 전국적으로 추가 피해자와 사망자가 늘어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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