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악의 화재 피해로 기록되는 LA산불이 새해 전야 불꽃놀이 화재에서 재점화하면서 발생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12일 워싱턴포스트(WP)는 사진, 동영상, 위성사진, 무선 통신, 목격자 인터뷰 등을 분석한 결과 지난 7일 발생한 팰리세이즈 화재가 그로부터 일주일 전 화재 현장에서 시작된 정황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팰리세이즈 화재가 발생한 지난 7일 오전 10시 45분 산타모니카 산맥 ‘테메스칼 리지’ 위성 사진 분석 결과 연기 발원지는 새해 전야 화재로 탄 부분과 겹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방 무전 기록에서도 한 소방관이 “화재 발단이 새해 전야 마지막으로 화재가 발생한 곳과 매우 가까운 곳에서 시작됐다”고 말한 것으로 확인됐다.
1일 자정 직후 퍼시픽 팰리세이즈 인근 북동쪽에선 화재가 발생했다. 당시 약 5000평 면적에 불이 번졌고, 바람이 비교적 약하게 불면서 4시간 만에 진압할 수 있었다.
화재는 새해를 축하하는 주민들의 불꽃놀이에 의한 것으로 추정된다.
익명을 요구한 한 주민은 매년 새해 전야 사람들이 산에 올라가 금지된 파티를 한다며, 올해도 불꽃이 터지는 소리를 들었고 오전 12시20분께 화재가 시작됐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새해 전야 화재가 강풍을 타고 재점화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마이클 골너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기계공학과 교수는 “화재가 다시 불붙어 서서히 피어올랐던 연기가 화염으로 바뀔 수 있다”며 “일주일 이내 발생한 이전 화재에서 무언가가 다시 불을 붙여 발화를 일으켰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캘리포니아 당국도 지난해 여름 소셜미디어(SNS) 캠페인에서 겉으론 꺼진 것처럼 보이는 오래된 화재가 진압 몇 주 뒤에도 치명적인 화재로 재점화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새해 전야 화재가 재점화했을 가능성은 있지만 결정적이진 않다는 분석도 있다.
제이컵 벤딕스 시러큐스대 지리·환경 명예교수는 WP 이메일 논평에서 “현재 증거는 적어도 초기 화재 잔재가 팰리세이즈 화재를 일으켰다는 걸 상상할 수 있다는 정도”라고 경계했다.
인력 부족도 화재를 키운 원인 중 하나로 거론된다. 무전 교신에 따르면 소방당국은 지난 7일 화재 당시 다른 지역에서 발생한 화재 두 건에 동시 대응 중이었다.
강풍으로 소방 헬기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못했다는 분석도 있다.
새해 불꽃놀이가 LA 산불 원인?…”일주일 전 화재 현장서 재점화”
미국 연방 주류·담배·화기·폭발물단속국(ATF)은 화재 원인 규명을 위한 수사에 착수했다. 원인 파악에는 몇 주에서 몇 달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ATF 대변인은 성명에서 “공인 화재 조사관이 해당 지역에 대한 초기 조사를 실시했지만 (본격) 조사는 시작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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