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상호 관세 정식 발효와 중국의 맞불 관세에 따른 글로벌 무역 전쟁 불안에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쳤다. 뉴욕 3대 증시가 파랗게 물들었고, 코스피는 1년 5개월 만에 2300선 아래로 추락했다. 아시아증시도 발작해 일본 닛케이와 대만 가권은 4% 가까이 떨어졌다. 원·달러는 사흘 연속 올라 금융위기 수준인 1500원에 바짝 다가섰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일대비 1.74% 떨어진 2293.7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가 2300선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23년 10월 31일 10월 31일 2277.99 이후 1년5개월 만이다. 외국인은 9거래일 연속 ‘팔자’로 이날도 1조원 넘게 팔아치우며 지수 하락을 견인했다.
코스닥은 전일대비 2.29% 급락한 643.39에 마감했다. 개인과 기관이 각각 806억원과 219억원을 사들였지만 속수무책이었다. 외국인은 968억원 어치를 팔아치우며 지수를 650선 아래로 끌어내렸다.
글로벌 각국 증시도 패닉 장세를 보였다. 8일(현지시간)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84%) 내린 3만7645.59에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57% 떨어졌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도 2.15% 내렸다.
아시아증시도 파랗게 물 들었다. 일본 니케이225는 3.93% 하락했고, 대만 가권증시는 4.02% 떨어졌다. 홍콩 항셍지수는 3.2%, 중국 상해지수는 1.6% 각각 하락했다.
환율은 1500원에 바짝 붙었다. 원·달러는 전일 오후 종가(1473.2원) 대비 10.9원 오른 1484.1원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 2009년 3월 12일(1496.5원) 이후 최고 수준이다. 이날 환율은 전일대비 10.8원 오른 1484.0원에 거래를 시작해 장중 1487.6원까지 급등하기도 했다.
이날 금융시장 패닉은 미·중 무역 전쟁 불안에 위험자산 회피 성향이 짙어진 결과다.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에 34% 상호 관세를 부과하자 중국은 이에 반발해 10일부터 미국산 상품에 대해 같은 세율의 관세를 부과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 오늘(9일)부터 중국에 104% 관세를 천명했다.
트럼프의 금리 인하 압박에 맞선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 신중론도 시장 불안 요소다. 파월 의장은 지난 4일 버지니아주 알링턴 연설에서 “관세의 경제 영향이 예상보다 클 것으로 인플레이션 상승과 성장 둔화를 포함할 것”이라며 금리 인하에 서두지 않겠다고 시사했다.
미국 관세 정책에 대응한 중국의 위안화 절하 전략도 원화값을 짓누르는 요소다. 인민은행은 이날 미국 상호관세 발동, 중동사태, 우크라이나 전쟁 등 내외 정세 동향, 경기추이, 금리차 등을 반영해 1달러당 7.2066위안으로 고시해 위안화 가치를 더 낮췄다.
신윤정 교보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상호 관세 정책 발표 이후 글로벌 증시의 변동성이 크게 확대되면서 특히 국내를 비롯해 주요 아시아 증시는 그야말로 ‘블랙 먼데이’를 재현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