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진 판정 후 치료 도중 백악관으로 돌아간 트럼프 대통령의 모습은 마치 개선장군과 같았다. 의료진조차 완전 회복됐다고 확답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백악관으로 돌아간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는 무엇일까.
트럼프 대통령은 조 바이든 후보에게 전국 여론조사에서 밀리고 있다. 6일 기준 10여개 여론조사 결과 바이든 후보는 약 50%의 지지를, 트럼프 대통령은 45~46% 수준의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집계된다.
지난 2일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확진은 지지율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을까
텔레그래프는 “트럼프 대통령의 확진이 대선 레이스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불분명하다”고 전했다.
세계 정상 중 최초로 코로나19에 감염된 영국의 보리스 존슨 총리는 회복 기간 동안 지지율이 눈에 띄게 상승했다. 유럽의 여론조사기관 유고브에 따르면 퇴원 직후 병색이 완연한 모습이 미디어에 공개된 후 존슨 총리의 지지율은 40%에서 70%까지 폭등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확진이 반드시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확언하기 힘든 이유다.
또 다른 변수는 남은 TV토론이다. 대선 후보 토론은 3차례 열린다. 지난달 29일 열린 1차 토론은 상대방 말끊기와 인신공격으로 얼룩졌다. 덕분에 코로나19, 인종 차별 문제 등 주요한 이슈 논쟁은 여론의 집중을 받지 못했다.
오는 15일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연고지로 올해 최대 격전지가 될 플로리다주의 마이애미에서, 22일에는 테네시주 내쉬빌에서 토론회가 열릴 예정이다.
퇴원을 강행한 트럼프 대통령은 남은 두 차례의 TV토론도 현장에서 치르겠다는 입장이다. 트럼프 캠프 측은 “토론위원회가 필수적인 예방 조치를 한다면 민주당의 조 바이든 후보 역시 토론에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 회복도 하지 못한 상태에서 트럼프가 어떤 토론 모습과 발언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지지율이 급반등할 수도 있다.
텔레그래프는 “지난 2월부터 10월까지 여론조사를 추적한 결과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6일 공개된 라스무센 여론조사 결과는 텔레그래프의 설명과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45%가 지지한다고 답했고,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자는 54%였다. 지지율 변화 추이를 보면 감염 사실이 알려지기 전인 지난 1일 49%였던 지지율이 오히려 4%포인트 떨어진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라스무센의 지지율 변화 추이를 보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지지가 가장 높았던 조사는 지난 9월 18일 공개된 보고서로 53%를 기록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 지지율을 지속적으로 하락해 9월 25일 이후 한번도 50%대를 회복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반대 비율은 지난 9월 18일 46%로 최저를 기록한 이래 상승해 9월 28일 53%까지 높아졌고, 퇴원한 이후 조사한 10월 6일에는 54%로 지난 8월 5일 이후 가장 높았다.
라스무센은 친트럼프 성향이 강한 보수적인 여론조사 기관으로 알려져 있다.
<김치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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