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이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전에서 호주를 누르고 9년 만에 준결승전에 진출했다.
클린스만호는 2일 카타르 알와크라의 알자누브 스타디움에서 치른 호주와의 아시안컵 8강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승리했다. 후반 51분에 나온 황희찬(울버햄튼)의 동점골과 연장 전반 14분에 나온 손흥민(토트넘)의 결승골에 힘입어 2-1 역전승을 거뒀다.
한국이 4강에 오른 건 지난 2015 호주 대회 이후 9년 만이다. 당시 한국은 4강을 넘어 결승전까지 진출했다.
마지막 경기에서 만난 상대가 개최국인 호주였는데, 1-2로 패배하며 준우승에 그친 바 있다. 이날 경기에서 승리하며 복수에 성공했다.
이로써 한국은 오는 7일 0시 카타르 알라이얀의 아흐메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타지키스탄을 꺾은 요르단과 준결승전을 치른다.
한국은 조별리그 E조에서 요르단과 맞붙은 바 있다. 당시 한국은 요르단과 2-2로 비겼다.
한국은 이번 대회를 통해 지난 1960년 제2회 대회 이후 64년 만의 우승을 노리고 있다. 지난 16강 사우디아라비아전(승부차기 4-2 승)에 이어 또 한 번 연장 접전 끝에 웃었다.
지난달 31일 사우디전에서 백스리 전술을 사용했던 클린스만호는 이날 경기서 다시 기존 전술인 백포로 돌아왔다.
조규성(미트윌란)이 최전방에 자리하고 황희찬(울버햄튼), 손흥민(토트넘),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이 그 뒤를 받쳤다.
3선에는 박용우(알아인), 황인범(즈베즈다)이 나섰으며 백포라인은 설영우, 김영권(이상 울산 HD),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김태환(전북현대)이 꾸렸다.
골문은 수문장 조현우(울산)가 지켰다.
한국은 전반전에 기대 이하의 경기력을 보였다. 70%의 높은 점유율은 가져갔지만 슈팅을 단 하나도 기록하지 못했다.
압박하면서도 슈팅으로 마무리짓지 못하자 상대에게 실점 위기를 많이 내줬다.
전반 19분 크레이그 굿윈이 왼발 슈팅으로 한국 골망을 노렸지만, 조현우를 넘지 못했다.
이어 세컨드볼이 흘러 코너 멧카프에게 연결됐지만 정확하게 마무리하지 못했다.
전반 31분 한국이 선제골을 넣는 듯했다. 이강인이 넘겨준 패스를 설영우가 받아 박스 안에 있던 황희찬에게 연결했고, 호주 골망을 흔들었다.
하지만 오프사이드 판정을 받았다. 이강인의 패스를 받기 위해 뛰어 들어가던 설영우가 수비보다 앞서있었다.
선제골은 호주의 몫이었다. 전반 42분 너새니얼 멧킨슨이 박스 오른쪽에서 올린 크로스를 굿윈이 왼발로 마무리했다. 후방에서 패스 미스를 한 황인범의 실수가 뼈아팠다.
한국은 후반전 동점골을 넣기 위해 다시 공격적인 운영을 펼쳤다.
후반 4분 설영우가 올린 크로스를 이강인이 왼발 슈팅했으나 골키퍼 정면을 향했다.
기회를 살리지 못한 한국은 추가 실점 위기를 맞았다.
후반 8분 왼쪽 측면에서 굿윈이 올린 크로스를 마틴 보일이 헤더로 마무리했지만 조현우 선방에 막혔다.
이어 흐른 공을 보일이 재차 슈팅했으나 또 조현우가 막아냈다. 바로 이어진 찬스에서는 미첼 듀크가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공이 하늘로 향했다.
골이 나오지 않자, 클린스만 감독은 후반 24분 조규성을 빼고 이재성(마인츠)을 투입했다. 후반 32분에는 황인범을 대신해 홍현석(헨트)이 그라운드를 밟았다.
전술 변화에도 결정적인 찬스는 호주의 몫이었다. 후반 38분 왼쪽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듀크가 헤더로 마무리했으나 방향이 빗나갔다. 조금만 더 정확히 맞았다면 실점할 수 있었다.
갈 길이 급해진 한국은 후반 40분 김태환을 빼고 양현준(셀틱)을 투입하며 공격 숫자를 더 늘렸다.
마침내 한국은 동점골을 터트렸다. 경기 종료 직전 손흥민이 페널티박스 안을 돌파하는 과정에서 루이스 밀러의 태클에 넘어졌다. 주심은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후반 51분 키커로 나선 황희찬이 페널티킥을 침착하게 마무리했고, 경기는 연장전으로 이어졌다.
손흥민의 활약은 연장전에서도 계속됐다.
특유의 스피드와 드리블 돌파로 지친 호주 수비진을 괴롭혔다.
연장 전반 14분에는 직접 골까지 넣었다. 황희찬이 페널티박스 근처에서 얻어낸 프리킥 찬스를, 정확한 오른발 슈팅으로 마무리하며 역전골을 기록했다.
한국은 수적 우위까지 점했다. 연장 전반 종료 직전 에이든 오닐이 황희찬에게 위험한 태클을 시도했다. 주심은 VAR(비디오판독시스템)을 확인한 뒤, 옐로카드가 아닌 레드카드를 꺼내들었다.
한국은 후방을 든든히 하면서 경기에 쐐기를 박기 위한 추가골도 노렸다. 연장 후반 시작과 동시에 박용우를 빼고 박진섭(전북)을 투입하며 중원을 강화했다. 그리고 황희찬을 대신해 오현규(셀틱)를 넣으며 공격진에도 활력을 불어넣었다.
수적 우위를 점한 한국은 추가골을 노렸다. 연장 후반 8분 손흥민이 오른발 슈팅으로 득점을 꾀했으나 골대 옆을 향했다.
연장 후반 14분에는 이강인, 양현준이 연속으로 슈팅하며 상대 골망을 노렸으나 추가 득점은 나오지 않았고, 경기는 한국의 2-1 역전승으로 막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