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항공우주국(NASA)의 주요 로봇 행성 탐사 센터인 제트추진연구소(JPL)가 또 한 차례 대규모 해고를 발표하면서 그 배경과 화성 탐사 프로젝트의 미래에 대한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특히 JPL의 프로젝트가 일론 머스크(Elon Musk)의 스페이스X와 얽히면서도 서로 다른 길을 걷고 있는 상황에서, 해고와 예산 삭감의 진정한 이유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캘리포니아주 패서디나에 위치한 JPL은 캘리포니아공과대학교(Caltech)가 관리하며, 퍼서비어런스와 큐리오시티 같은 화성 탐사 로버를 통해 NASA의 주요 과학 미션을 주도해왔다.
그러나 12일 스페이스닷컴 보도에 따르면 325명의 직원 해고는 JPL의 전체 인력의 약 5%에 해당하며, 기술, 비즈니스, 지원 부서 전반에 걸쳐 영향을 미칠 예정이다. JPL 관계자들은 이번 해고가 “전반적인 예산 부족” 때문이라고 해명했지만, 그 설명이 불충분하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이번 해고는 JPL이 지난 2월에도 530명의 직원을 감축했던 상황을 떠올리게 한다. 당시에는 화성 샘플 귀환(MSR) 프로젝트의 예산 삭감이 직접적인 원인으로 언급됐다. MSR 프로젝트는 퍼서비어런스 로버가 화성에서 수집한 샘플을 지구로 가져오는 대규모 계획이었으나, 비용이 지나치게 높다는 이유로 현재 재검토 중이다. 이에 따라 MSR의 구조와 예산이 재조정될 가능성이 있지만, 이번 해고 발표에서는 이와 관련된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다.
여기에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와의 관계도 주목할 만하다. 스페이스X는 화성에 인간을 이주시킨다는 대담한 목표를 세우고 있으며, 이를 위해 스타십(Starship)이라는 거대 우주선을 개발하고 있다. 스페이스X는 민간 자금을 기반으로 빠른 속도로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NASA와 JPL의 전통적인 탐사 방식에 도전하고 있다. 이로 인해 스페이스X의 발전이 NASA의 예산 분배와 정책 결정에 압력을 가하고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JPL과 스페이스X의 관계는 경쟁적이면서도 잠재적인 협력 기회도 존재한다. JPL의 탐사는 과학적 데이터 수집과 로봇 기술을 활용해 화성의 환경을 연구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으며, 스페이스X는 인간 거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만약 스페이스X가 화성까지 대형 화물을 운송할 능력을 확보한다면, JPL과 NASA는 이를 이용해 더 많은 과학 장비를 화성으로 보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현재는 두 프로젝트가 각자의 길을 걷고 있으며, JPL의 예산 문제와 해고가 이러한 협력 가능성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불투명하다.
또한, JPL의 로리 레신 소장은 “이번 해고는 최근 대통령 선거와는 무관하다”며 정치적 요인이 없음을 강조했지만, 일각에서는 정치적 변화와 관련된 정책적 영향이 있을 수 있다는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JPL이 직면한 예산 감소가 단순한 재정 문제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정부 정책이나 우주 탐사 우선순위 변화와 관련될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JPL의 화성 프로젝트와 스페이스X의 화성 프로젝트는 인류의 화성 탐사를 위해 다른 전략을 채택하고 있지만, 상호 보완적인 관계로 발전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그러나 이번 대규모 해고가 NASA의 장기적인 화성 탐사 계획과 민간 우주 개발 흐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남아 있다.
<김상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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