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얀마에서 발생한 규모 7.7 강진으로 태국 방콕의 건물이 흔들릴 당시, 한 한국인 남성이 아내와 딸에게 가기 위해 무너지는 고층 빌딩 연결 다리를 뛰어넘는 모습이 포착됐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각) 싱가포르 더 스트레이츠타임스, 태국 타이라스TV 등 외신에 따르면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선 지난달 28일 지진 당시 방콕의 고층 빌딩 ‘파크 오리진 통로(Park Origin Thonglor)’의 연결 다리가 무너지는 장면이 담긴 영상이 퍼졌다.
영상을 보면 한 남성이 무너져 내리는 다리를 맨몸으로 뛰어넘어 반대편 건물로 이동했다.
이후 태국 현지 인플루언서이자 기업가인 바오유리는 SNS를 통해 영상 속 남성이 자신의 남편인 한국인 권모씨라고 밝혔다.
바오유리는 “당시 남편 권씨는 다른 건물 52층 헬스장에서 운동하고 있었고, 나와 딸은 옆 건물 30층에 있는 집에 있었다”며 “건물이 흔들리자, 남편은 나와 딸을 찾기 위해 건물을 잇는 공중 다리를 건너왔다. 그 모습이 포착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며 “남편에게 물어보니 그저 가족을 돕고 싶었을 뿐이었다고 답했다. 뒤를 돌아보지 않아서 그렇게 무섭지는 않았다고 한다”고 전했다.
권씨는 가벼운 찰과상만 입었을 뿐 크게 다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권씨는 타이라스TV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나는 내 아이를 걱정했고, 아내와 아이를 돌봐야 한다는 생각만 했다”며 “한국에서는 이런 지진을 경험해 본 적 없다”고 했다.
이어 “처음에는 (다리의) 콘크리트가 갈라지지 않았었다. 다리를 건너간 후에 ‘쿵’하는 소리가 크게 났지만, 나는 뒤를 돌아보지 않고 계속 달려서 가족에게 가야겠다는 생각만 했다”고 부연했다.
해당 건물을 건설한 업체 오리진이 점검한 결과 건물은 현재 안전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권씨와 가족들은 현재 다른 지역으로 이사해 바오유리의 친정 부모와 함께 살고 있다.
바오유리는 더 스트레이츠타임스에 “남편은 무엇을 하든 항상 가족을 먼저 생각한다. 다른 건물로 넘어가는 것이 매우 위험한 일이라는 것을 잊을 정도”라며 “나는 좋은 사람을 만났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