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선트 장관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자신도 모르게 섀플리 대행이 임명됐다고 불만을 나타낸 뒤 교체됐다는 것이다.
베선트 장관은 머스크가 섀플리를 임명하기 위해 국세청의 상급 관청인 재무부를 속였다고 믿었다.
정부효율부가 백악관 채널을 통해 임명을 추진하면서 베선트 장관에게 상의하거나 승인을 구하지 않았다고 익명의 관계자들은 전했다. 베선트 장관은 섀플리 대행의 경질 승인을 받아냈다.
NYT는 국세청의 차기 청장 대행은 재무부 부장관인 마이클 포크엔더가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오랜 기간 국세청 조사관으로 근무한 섀플리 대행은 법무부가 조 바이든 대통령의 아들 헌터 바이든의 세금에 대한 조사를 느리게 진행했다고 공개적으로 주장한 후 보수층으로부터 칭찬을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 전임 국세청 대행이었던 멜라니 크라우스가 사임한 후 섀플리를 청장 대행으로 임명했다.
크라우스는 재무부가 IRS 데이터를 활용하여 이민세관단속국(ICE)이 서류 미비 이민자들을 추방하는 데 도움을 주기로 합의한 후 사임했다.
크라우스는 8일 동료들에게 행정부의 사임 유예 제안을 받아들이겠다고 밝힌 후 머스크가 15일 국세청장 교체를 강행할 때까지 청장 대행을 맡았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의견 불일치는 건강한 정책 과정에서 자연스러운 부분이며, 궁극적으로 모두가 트럼프 대통령의 뜻에 따라 일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NYT는 이번 충돌은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 머스크의 영향력이 고위 관리들을 놀라게 한 최근의 사례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하버드 대학의 면세 지위를 철회하라는 압력을 넣고 있어 IRS의 현직 및 전직 관리들을 깊은 고민에 빠뜨리고 있으며 IRS를 정치화하려는 시도라고 NYT는 전했다.
머스크와 베선트 장관의 불화는 17일 늦게 알려졌는데 머스크가 베선트 장관의 트럼프지지 성향에 의문을 제기하는 극우 연구원 로라 루머의 공격에 가세하면서다.
머스크는 자신의 X(옛 트위터)에 베선트 장관이 이달 초 만난 트럼프 혐오자와 공모했다는 루머의 비난글을 올렸다.
루머는 이달 초 백악관 집무실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난 후 국가안보회의(NSC) 관계자 여러 명을 축출하게 한 인물이다.
베선트가 만난 사람은 비영리단체 ‘오퍼레이션 호프(Operation HOPE)’의 최고경영자 존 호프 브라이언트였다.
브라이언트는 재무부 관계자들과 함께 광범위한 금융 이해 증진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브라이언트는 베선트 장관과의 회동 후 소셜미디어 쓰레드에 올린 게시물에서 재무부 장관과 관세 등 정치적으로 민감한 문제에 대해서는 논의하지 않았으며, 트럼프 행정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머스크가 공격한 트럼프 대통령의 주변 인물 중 베선트는 처음이 아니다. 트럼프 관세 정책의 강력한 지지자인 고문 피터 나바로와도 “벽돌보다 멍청하다”며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머스크는 베선트가 재무장관이 되는 것을 반대했고, 그와 경쟁하던 하워드 루트닉을 후보로 추천했지만 루트닉은 상무장관이 됐다.
머스크는 베선트의 임명은 ‘평소와 다름없는 선택’, 루트닉은 ‘실제로 변화를 가져올 선택’이라는 글을 X에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