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선 충청권 지역 순회 경선에서 이재명 경기지사에 일격을 당한 이낙연 전 대표가 8일(한국시간) 의원직 사퇴를 공식 발표하는 결단으로 배수의 진을 치고 나섰다. ‘텃밭’인 호남 공략으로 반전 계기를 모색하기 위한 반전의 계기가 절실한 상황에서 이 전 대표는 전날 김대중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한 뒤 의원직 사퇴라는 초강수를 두며, 결기를 보였다.
이 전 대표는 정권재창출을 위해 모든 것을 다 바친다는 결연한 자세로 의원직 사퇴를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7일 동작동 국립묘지를 찾아 김대중 대통령 묘소를 참배한 후 결의를 다진 이 전대표는 이날 오전 광주로 직행해 오는 25일과 26일 호남 경선에 올인한다는 전략으로 알려졌다. 11일 경선지인 TK에 더 머무르는 대신 호남 경선(25~26일)을 2주 앞둔 광주를 방문하는 것이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오후 광주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호남 관련 공약을 발표할 예정이다. 약 20만 명의 권리당원과 대의원이 걸려 있는 호남에서 승기를 쥐겠다는 이 전 대표의 의지가 읽히는 대목이다.
지난 주말 충청권 경선에서 예상보다 낮은 득표로 충격에 휩싸인 이 전 대표로서는 호남에서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는 게 절실하다.
중원에서 이 지사에게 ‘더블 스코어’로 제압당한 만큼 이번 주말 1차 슈퍼위크와 호남 경선에서 ‘이재명 대세론’을 꺾어야만 결선행(行)을 노릴 수 있다.
민주당의 정치적 뿌리인 호남인 만큼 이곳에서 승리하는 건 다른 지역에서의 승리보다 더 큰 의미를 갖는다. 향후 당심과 민심에도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전날 예정에 없던 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을 찾은 것도 이때문이다. 충청권 패배 충격으로 지난 6일 예정된 일정까지 취소하고 휴식을 취했던 이 전 대표는 7일 심기일전의 의지를 다지며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김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했다.
이 전 대표는 묘역 참배 후 기자들과 만나 “경선 중대 고비에 대통령님께 제 심경을 말씀드리고 가르침을 받고 싶었다”며 “김대중 대통령의 용기와 지혜를 빌리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어 “(김 전 대통령께서) ‘용기를 잃지 말고, 최선을 다해라. 국민만 믿고 최선을 다하라’고 말씀하셨을 것 같다”며 “아주 간절한 마음으로 호남인들을 뵙겠다는 각오를 다진다”고 말했다.
이낙연 캠프 역시 호남 민심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이 전 대표가 고향인 전남 영광에서만 내리 4선을 한 데다 전남지사까지 지내 호남에서 정치적 기반이 탄탄하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