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포스트(WP)는 7일 두 명의 익명 소식통을 인용, 머스크가 주말 동안 트럼프 대통령에게 신규 관세 철폐를 호소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출범 이후 자동차 관세와 국가별 상호관세 등 관세폭탄을 투척 중이다. 머스크의 전기차 회사 테슬라 역시 그 충격파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테슬라 주가는 올해 들어 38% 넘게 하락했다.
이날 보도에 앞서 머스크는 지난 5일 자신 X 계정에 트럼프 2기 관세 설계자인 피터 나바로 선임고문을 겨냥해 “하버드에서 경제 학위를 취득하는 것은 좋은 일이 아니라 나쁜 일”이라고 비난한 바 있다.
그는 아울러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북미와 유럽 간 ‘자유무역지대’가 필요하다고도 발언한 바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수입 자동차 및 부품 관세 부과는 테슬라의 생산 단가 인상으로 이어졌다.
이에 머스크가 직접 관세 철회를 호소했지만 효과를 보지 못한 것이다. WP는 머스크가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부터 관세에 반대해 왔다고 전했다. 머스크는 지난해 대선 전까지는 트럼프 대통령과 앙숙이었다.
관세 비판은 머스크에 그치지 않았다. 그의 남동생이자 테슬라 이사회 구성원인 킴벌 머스크는 X에 “트럼프는 자신의 관세 전략으로 미국 소비자들에게 구조적이고 영구적인 세금을 부과했다”라고 비난했다.
이처럼 관세를 두고 머스크 쪽에서 이견이 나오며 일각에서는 그가 트럼프 2기 행정부와 결별을 앞두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머스크는 이날 불공정 무역 관행을 비판하는 미국무역대표부(USTR) X 포스트를 리트윗하고 “좋은 지적”이라고 칭하며 각종 추측을 수습하려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한편 WP는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한 미국 내 다수의 기업·기술 관계자들이 관세폭탄에 충격을 받았으며, 정책 결정에 있어 영향력을 충분히 행사하지 못하는 현실에 실망했다고 전했다.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이나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할 것으로 기대했다는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몇몇 기업가들은 지난 주말 트럼프 행정부 당국자들을 상대로 온건한 무역 정책을 로비하기 위한 비공식 단체를 결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