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민 세 명 중 두 명은 미디어 소비를 제한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선을 치른 올해 쏟아지는 정치 뉴스에 질린 것으로 파악됐다.
AP와 시카고대 전국여론연구센터(NORC)가 26일(현지시각)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 중 65%는 피로 또는 과부하로 인해 최근 정부 및 정치 관련 미디어 소비를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느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응답자 전체의 3분의 2 수준이다. 정부·정치 관련 미디어 소비 제한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는 응답은 34%에 그쳤다. 미국은 지난 11월 초 대선을 치렀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을 확정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민주당 지지자들에게서 이런 성향이 더욱 두드러졌다. 조사 결과 민주당 성향 응답자의 경우 72%가 정부·정치 관련 미디어 소비를 줄여야겠다고 답했다. 공화당 성향의 같은 응답률은 59%였다.
우크라이나 전쟁 등 해외 분쟁 상황에도 피로도가 쌓인 것으로 보인다. 응답자 51%는 관련 미디어 소비를 줄일 필요를 느꼈다고 응답했다. 민주당 성향 54%, 공화당 성향 47%가 같은 대답을 했다.
반면 경제와 일자리 관련 미디어 소비 의향은 높았다. 응답자 55%는 해당 분야 미디어 소비를 제한할 필요가 없다고 답했고, 제한이 필요하다고 느꼈다는 응답은 45% 수준으로 과반이 안 됐다.
기후 변화에 관해서도 응답자 57%가 미디어 소비를 제한할 필요를 느끼지 못했다고 대답했다. 다만 공화당 지지 성향의 경우 관련 미디어 소비 제한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48%로, 민주당(37%) 성향보다 높았다.
유명인의 정치 발언에 대한 호불호도 이번 조사에 포함됐다. 조사 결과 유명인의 정치 발언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39%에 달했다. 지지한다는 응답은 24%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성향별로 보면 결과가 다소 달랐다. 민주당 성향의 경우 39%가 유명인의 정치적 발언을 지지했다. 반면 공화당은 61%가 유명인의 정치적 발언을 지지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에서는 대선 등 주요 정치 이벤트에 배우나 팝스타 등이 목소리를 내는 경우가 많다. 특히 민주당 지지 목소리가 큰데, 이번 대선에서는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 등이 카멀라 해리스 후보를 지지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5~9일 미국 전국 성인 1251명을 상대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3.7%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