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협상에 나설 것이라고 재차 밝혔는데, 이번에도 북한을 핵 보유국으로 인정하는 듯한 발언을 해 논란이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언제 북한 김정은에게 연락할 계획이냐, 가까운 미래 언젠가인가’라는 취재진 질문에 “그렇다”며 “저는 김정은과 매우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사람들은 이런 말을 듣기 싫어하겠지만, 이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며 “알다시피 나는 김정은과 환상적으로 잘 지냈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과의 친분을 자랑하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소위 단골멘트다. 독재자와 친분을 강조하는 탓에 비판에 시달리지만, 문제적 인물과는 오히려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 트럼프 대통령의 지론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소통이 되고 있다(there is communication). 그것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그는 매우 큰 핵 국가(He’s a big nuclear nation)이고, 매우 영리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와 아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고, 아마도 어느 시점에 우리는 뭔가 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취임 후 여러차례 김 위원장과 다시 협상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는데, 그럴 때마다 북한을 핵 보유국으로 인정하는 듯한 표현을 사용해 파장을 불렀다.
지난 1월 20일 취임식 당일 북한 관련 질문에 “그(김정은)는 이제 핵 능력(nuclear power)을 가졌다”고 답했고, 지난 13일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과 회담장에서도 “그가 ‘핵 파워’인 것은 분명하다(but certainly, he’s a nuclear power)”라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핵 파워’란 표현을 사용한 것을 두고 북한을 사실상 핵 보유국으로 공식 인정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날은 ‘핵 국가’라는 표현을 사용했는데 이 역시 사실상 핵 보유국 인정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할 여지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