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조지아주 한국인 노동자 구금 사태를 언급하며 고숙련 외국인 노동자 대상 ‘H-1B 비자’ 제도를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CNN, NBC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1일 방영된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H-1B 비자가 미국 노동자 임금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진행자 질문에 “동의하지만 미국은 인재를 데려와야 한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5년 동안 일하지 않았던 (미국) 사람들을 실업자 명단에서 데려다가 바로 미사일을 만들게 할 수는 없다”며 “미국인들은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난 9월 벌어진 이민세관단속국(ICE)의 조지아주 현대자동차 공장 노동자 대규모 구금 사태를 비판적으로 언급했다.
그는 “(ICE가) 조지아주에서 불법 이민자를 내보내기 위해 ‘급습’을 했는데, 거기에는 평생 배터리를 만들어온 한국인 노동자들이 있었다”며 “배터리 제조는 폭발도 많이 일어나는 등 아주 복잡하고 위험한 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500~600명의 그들이 초기 단계에서 배터리를 만들고 미국인들에게 기술을 가르치고 있었는데, (ICE는) 그들을 다 내보내려 했다”며 “하지만 그런 사람들은 꼭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자신의 의지와는 무관한 ICE 차원의 오판이었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한국 국빈 방문길에 오르면서도 “나는 (ICE 단속에) 매우 반대했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러나 CNN은 “당시 급습은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한 불법체류 단속 강화 조치의 일환이었다”고 지적했고, NBC도 “트럼프 대통령 발언은 행정부의 이민 억제 메시지와 상반된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실제로 자신의 반(反)이민 정책 기조와 외국인 노동력의 현실적 필요성 사이에서 명확한 입장 정리를 하지 못하고 있다고 외신은 봤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마가)’ 등 핵심 지지층은 H-1B 비자 등 해외 노동력 수입 제도에 부정적이지만,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비벡 라마스와미 전 정부효율부(DOGE) 수장 등은 “최고의 인재를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이견을 내보인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불법 체류 노동자를 일시에 추방할 경우 국내 농업이 붕괴할 수 있다며 농장 노동자에 대한 별도 허가 제도를 제안했다고 NBC는 짚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