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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객기 안에서 갑작스럽게 숨진 승객 옆에 앉아 4시간 동안 비행한 호주 부부의 사연이 전해졌다.
25일(현지시각) 더 미러 등 외신에 따르면 미첼 링과 제니퍼 콜린 부부는 최근 이탈리아 베네치아로 휴가를 떠나기 위해 카타르 도하를 경유하는 카타르항공편을 이용했다가 끔찍한 일을 겪었다.
당시 한 여성 승객이 기내 화장실을 이용하고 나오다 부부의 좌석 옆 통로에 쓰러졌다. 승무원은 쓰러진 여성을 심폐소생술로 구하려 했으나 결국 여성은 현장에서 숨졌다.
승무원들은 사망한 승객을 비즈니스 좌석으로 옮기려고 했으나 실패했다. 이후 승무원들은 미첼과 콜린 부부의 옆 좌석이 빈 것을 확인한 뒤 시신을 앉히고 담요로 덮었다. 그렇게 부부는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 시신 옆에 앉아 있어야 했다.
악몽 같은 시간은 비행기가 착륙한 후 의료진이 시신을 이송하러 온 뒤에도 이어졌다. 승무원들이 상황이 정리될 때까지 자리에서 기다려 달라고 부부에게 요청했기 때문. 의료진이 시신을 덮은 담요를 치우자 숨진 여성의 모습이 드러났고, 이를 본 미첼은 큰 충격을 받았다.
부부는 승무원들이 기내에 다른 빈 좌석이 있었는데도 시신을 앉히기 전 자신들에게 다른 좌석으로 옮길 것을 제안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비행기에서 내린 이후에도 어떠한 지원이나 보상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미첼은 “승무원들이 우리에게 기내에 남으라고 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그들은 직원뿐만 아니라 고객에 대한 보살핌의 의무가 있다. 우리가 지원이 필요한지, 상담이 필요한지 확인해야 했다”며 “제 기분이 어떤지 잘 모르겠다. 누군가와 이야기해서 제가 괜찮은지 확인하고 싶다”고 말했다.
카타르 항공 측은 불편을 겪은 승객에게 정책과 절차에 따라 연락을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국제항공운송협회 규약에 따르면 비행 중 사망자가 나올 때 그 시신을 빈 줄의 좌석으로 옮긴 뒤 담요로 덮어야 한다. 항공편이 만석인 경우는 이 승객이 앉아 있던 지정 좌석으로 옮겨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