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의 군복 차림에 대해 지적하자 우크라이나에서 이에 대응하는 밈이 확산하고 있다.
4일 워싱턴포스트는 지난달 28일(현지시각) 정상회담에서 군복 차림의 젤렌스키 대통령을 비꼬는 듯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우크라이나인들 사이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다고 보도했다.
정상회담 이후 우크라이나 외무부는 인스타그램에 ‘우크라이나인들의 정장’이라는 제목과 함께 사진 12장을 게시했다.
사진에는 장비를 갖춰 입은 군인, 병원 폭격 이후 피투성이가 된 수술복 차림의 의사, 전투기 조종사 등이 등장한다.
우크라이나 외무부는 “수십만 명의 우크라이나인들이 집과 가족을 보호하기 위해 사무실 복장에서 군복으로 갈아입었다”며 “전쟁 중 우크라이나인들의 정장은 다르게 보일 수 있지만, 모두 궁극적 존엄성을 갖고 착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게시물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퍼지자 다양한 사람들이 자신의 의견을 공유했다.

2023년 전투 중 사망한 전투기 조종사의 아내 멜라니야 포돌랴크는 ‘우리 모두가 정장을 입으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인 죽이는 것을 멈출 것인가?’ 라는 피켓을 든 여성의 사진을 게시했다.
우크라이나 코미디언 안톤 티모셴코는 최근 보수정치행동회의(CPAC)에서 바지를 종아리 중간까지 올린 미국 부통령 JD벤스의 사진을 올리고 “이런 사람들이 정장 얘기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소셜미디어 사용자는 “전면전이 시작된 지 4년째, 우리는 여전히 트럼프 지지자들에게 우리가 지옥에 살고 있다는 걸 증명해야 한다. 우크라이나인들이 다시는 입지 못할 정장은 몇 벌일까?”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2022년 전쟁이 시작된 이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최전방의 군인들과 연대하고자 줄곧 군복 스타일의 옷이나 군복을 연상시키는 색의 옷을 입어왔다.
금요일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날 때도 비슷한 옷차림을 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젤렌스키 대통령과 악수하며 “나를 위해 잘 차려입었다”고 비꼬는 듯이 농담했다.
이후 미국 보수 성향 매체 리얼아메리카보이스의 기자 브라이언 글렌이 “왜 정장을 입지 않느냐”, “정장이 있느냐”고 무례한 질문을 하기도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쟁이 끝나면 정장을 입겠다며 웃어 넘겼지만 많은 우크라이나인들이 이 사태에 모욕을 느끼며 분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