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의 두 라이벌 세력인 서안지구의 파타당과 가자지구의 하마스 조직이 23일 중국 베이징선언을 통해 ‘임시 국민통합 정부’ 구성에 합의했다고 중국 외교부가 발표했다.
영 가디언 지와 로이터 통신이 보도한 것으로 파타와 하마스는 중국 초청으로 21일부터 베이징에서 분열 극복의 화해 대화 회동을 가졌다.
임시통합 정부 안에 관해 회의 참석의 하마스 고위 관계자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업무를 총괄하고 재건 그리고 선거실 시 환경 조성’ 등의 중대사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상대편인 파타당이 주도하는 서안지구의 팔 자치정부 쪽에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다.
또 중국 말대로 팔레스타인 임시 통합정부가 구성된다해도 가자 전쟁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통합 기구가 얼마나 실질적인 일을 할지 많은 의문이 제기된다.
1994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 간 오슬로 평화협정으로 팔 인들은 이스라엘 점령의 서안 지구와 가자 지구에서 피점령 상태로 제한적 행정 자치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되었다. 서안 라말라에 설치된 팔 자치정부는 PLO 직계의 파타당이 주도하면서 가자 지구까지 관리했다.
2005년 이스라엘이 가자에서 점령군 전체를 철수시켰고 2006년 팔 선거에서 하마스가 파타를 물리치고 승리한 뒤 하마스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가 팔 자치정부의 총리직을 요구했다. 자치정부의 수반 모하마드 아바스는 이를 거절했다.
2007년 하마스가 가자에서 파타 세력을 완전 축출하고 일당 독재정권을 구축하자 이스라엘이 이집트와 함께 가자 사방을 봉쇄했다.
서안의 아바스 수반은 팔 총선과 대선을 2006년 이후 계속 연기하면서 장기 집권에 들어갔고 그간 하마스와 통합에 노력하는 시늉만 했다. 하마스 주도의 가자 무장세력은 이번 가자 전쟁까지 포함해 이스라엘과 7번 전쟁을 치렀다.
6번까지 이스라엘은 최장 한 달 정도 싸우는 데 그쳤으나 지난해 10월7일 기습침입을 당하면서 1200명이 살해되자 하마스 완전 분쇄를 전쟁의 목표로 정해놓아 유엔과 미국까지 촉구하고 있는 휴전의 최대 장벽이 되고 있다.
파타와 하마스는 가자 전쟁 후 그전 17년 동안 매우 소극적이었던 통합 의지를 보였고 여기에 중동 영향력 제고를 노리고 있던 모스크바와 베이징 정부가 차례로 개입했다.
하마스는 이번 가자 전쟁에서 살아남는 게 발등의 불이며 자치정부의 파타당은 미국이 가자전쟁 후의 가자 플랜에서 자치정부 활용과 중용을 거듭 언급하자 17년 만의 가자 진출을 기대하고 있다.
하마스는 가자로 다시 들어오려는 파타당의 야심을 이용해 잔존을 모색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런 만큼 통합에 훨씬 적극적이다. 반면 파타당과 자치정부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 하마스 기조를 잘 알아 하마스와 거리를 두려고 한다. 하마스보다는 러시아나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하마스와 통합 및 화해 회의에 참석한다고 할 수 있다.
팔레스타인 인들은 1948년 이스라엘 건국과 함께 ‘팔레스타인’이라고 불리는 중부에서 70만 명이 쫓겨나거나 이스라엘의 2류 아랍계 국민으로 살아야 했다. 1967년 2차 중동전쟁에서 이스라엘이 지중해변 가자, 요르단강 서안 및 동 예루살렘을 각각 관리 통치하고 있던 이집트, 요르단으로부터 빼앗아 점령하자 거기에 살고있던 팔 인들은 이스라엘의 통치를 받게 되었다.
이스라엘은 서안 지구를 유대와 사마리아로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