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당선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협상 압력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관리들이 ‘영토보다는 안보’를 우선시할 것이라는 견해가 나와 협상국면으로의 전환이 이뤄질 지 주목된다.
뉴욕타임스(NYT)는 13일 러시아가 점유한 영토 양도를 거부해 온 우크라이나가 트럼프 당선인이 추진하는 협상 일정을 앞당기는 것을 고려하면서 휴전선의 위치와 마찬가지로 안보에도 최소한 같은 중요성을 두고 있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군은 동부에서 지속적으로 러시아에 영토를 잃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크라이나의 이익 보호는 전투에 따라 결정될 가능성이 높은 전투선 경계가 아니라 휴전에서 어떤 보장을 받는 지에 달려있다고 보고 있다고 두 명의 고위 관리가 말했다.
우크라이나 의회 국방 및 정보 위원회 위원장인 로만 코스텐코는 “대화는 안전보장에 기반해야 한다”며 “우크라이나에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고위 관리는 익명을 조건으로 보다 직접적으로 “영토 문제는 매우 중요하지만, 여전히 두 번째 문제”라며 “첫 번째는 안전보장”이라고 말했다.
러시아는 2022년 2월 침공 이후 1991년 우크라이나 독립 선언 당시 설정된 영토의 약 20%를 장악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0월 휴전을 논의하면서 “어떤 길을 택하든 점령된 영토를 다른 나라에 속한다고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5일 실시된 미국 대선에서 당선된 트럼프는 즉각적인 휴전 협상을 주장하고 있다.
트럼프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지원을 계속하는 것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대했고, 취임 하루 만에 전쟁을 끝낼 수 있다고 말했지만 어떻게 끝낼지는 말하지 않았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서 점령한 영토를 돌려주지 않는 조건하에서 사실상 항복을 요구하고 있다.
다만 전투 경계선을 따라 휴전이 이루어지면 우크라이나가 8월 진공해 점령한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이 문제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쿠르스크 철수를 협상의 전제조건으로 여기고 있다.
미국 관리들은 약 5만 명의 러시아와 북한군이 우크라이나를 쿠르스크에서 몰아내는 반격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고위 관리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산업 지역을 투자하기에 너무 불안한 상황에 두는 등 휴전선이 전쟁 후 국가의 경제 회복에 해를 끼치지 않도록 보장하고 싶어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국 군대 사이의 완충 지대인 비무장 지대의 폭도 중요한 고려 사항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당선인 주변인들의 의견은 다양하다. 부통령 당선인 JD 밴스는 러시아의 입장과 일치한다.
트럼프 자신은 7월 폭스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젤렌스키에게 더 이상은 안 된다고 말하고 싶다. 거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푸틴에게도 “거래를 하지 않으면 우리는 젤렌스키에게 많은 것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젤렌스키는 우크라이나 군대를 강화하고 회담이 시작되기 전 전장에서의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도록 미국과 유럽 국가의 지원을 호소해 왔다.
NYT는 우크라이나는 현재 침공 이후 거의 어느 때보다 빠르게 영토를 잃고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는 소규모 보병 공격을 통해 전진하는 효과적이지만 비용이 많이 드는 전술을 통해 인력을 토지와 교환했다는 것이다.
우크라이나는 병력이 너무 적어 전선의 핫스팟 사이에 병력을 배치해 전선 붕괴를 겨우 막고 있는 실정이다.
NYT는 평화를 위해 영토를 양도하는 것에 대한 지지가 우크라이나인들 사이에서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10월 키이우 국제 사회학 연구소의 여론 조사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인의 32%가 그러한 합의를 지지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의 19%에 비해 높아졌다.
러시아가 진군하는 동안 우크라이나에 유리한 합의를 확보하는 것은 극히 어려울 것이라고 우크라이나 전 국방부 장관인 안드리 자고로드뉴크는 말했다.
그는 “승리하는 입장에 있는 사람이 조건을 정한다”며 “러시아 협상가들은 군대가 이미 차지한 영토에 대해서만 합의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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