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론 브란도를 대신해 오스카 남우주연상을 거절하며 원주민 권리를 주장했던 미국의 배우이자 권리 운동가인 사친 리틀페더가 75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고 3일 CNN이 보도했다.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그녀의 별세 소식을 전했다. 게시물에는 그녀의 사진과 함께 “1973년, 말론 브란도의 남우주연상을 대신 거절한 것으로 이름을 알린 미국 원주민 권리 운동가 사친 리틀페더가 75세의 나이로 사망했다”라고 적혀 있다.
리틀페더는 지난해 1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유방암 투병 소식을 알렸다.
리틀페더는 1973년 오스카 시상식에서 영화 대부의 비토 코를레오네 역할을 맡았던 배우 말론 브란도를 대표해 무대에 올랐다. 브란도는 영화에서 묘사되는 미국 원주민들의 모습에 항의하기 위해 시상식을 보이콧하기로 결정했다.
미국 인디언 운동 구성원들이 사우스다코다주 운디드 니를 점령했을 때 연방 정부와 갈등을 빚었고 이 과정이 언론에 드러나 원주민들의 비참한 실상이 알려졌다. 이를 알게 된 브란도도 보이콧을 통해 연방 정부의 반응에 대응한 것이었다.
시상식에서 벅스킨 드레스를 입고 모카신을 신은 그녀는 브란도를 대신해 짧은 연설을 했고 이는 관객들의 야유와 박수로 이어졌다. 이로 인해 신인 배우였던 그는 곧 영화 업계에서 블랙리스트에 올랐고 연예계로부터 외면당하면서 그녀는 커리어를 잃게 되었다.
지난 8월 아카데미는 연설 중에 그리고 그 후 몇 년 동안 불공정한 대우를 받았던 리틀페더에게 공식적으로 사과했다.
데이비드 루빈 전 아카데미 회장이 리틀페더에게 그녀가 겪었던 폭력은 부당했다는 내용의 편지를 보냈다. 그는 “당신이 우리 업계에서 느껴야 했던 감정적 부담과 잃은 커리어는 돌이킬 수가 없다. 당신이 보여준 용기는 너무나 오랫동안 인정받지 못했다. 이에 대해 우리는 깊은 사과의 뜻을 표하며 진심으로 존경한다”고 덧붙였다.
리틀페더는 그 사과에 대해 “꿈이 이뤄졌다”고 표현했다. “우리 원주민들은 인내심이 매우 강한 사람들이다. 겨우 50년밖에 되지 않았다”며 “항상 이런 유머 감각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이다”고 전했다.